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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실 2교사제' 교사 70% 반대 "좁은 교실 밀집도만 높아졌다”

중앙일보 2021.03.19 14:10
지난 2일 오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들이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교실에서 교장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2일 오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들이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교실에서 교장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학력 격차를 줄이고 교내 거리두기를 강화하겠다며 2000여명의 기간제 교사를 추가 배치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현장 교사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교사들은 오히려 교실 내 밀집도만 높아졌다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19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가 등교 수업 확대를 위해 학생 간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며 기간제교사를 더 투입해 과밀학급 분반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1교실 2교사제로 변질돼 오히려 (학급) 과밀만 더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교육부는 새 학년 학교 운영 현황을 발표하면서 추가 채용한 기간제 교사 1961명 중 76%(1473명)이 '협력교사'로 기존 교실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강화를 위해 분반 학급을 맡은 교사는 12%에 그쳤다. 한국교총은 “과밀 학급 대책으로 2000명을 배치한다더니 76%가 1교실 2교사제로 변질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금도 과밀 학급인데 교사만 늘려 어쩌나"

지난 1월 2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28일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교총이 지난 12일부터 6일간 초등 교사 6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교사가 1교실 2교사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는 1교실 2교사제에 반대했고, 찬성은 25.6%에 그쳤다. 특히 관리자인 교장(50.9%)보다 일반 교사(73.3%)의 반대 비율이 높았다.

 
1교실 2교사제는 추가로 배치된 협력교사가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돕거나 학생 질문을 해결해주는 등의 역할을 맡는 제도다. 하지만 교사 다수는 이런 제도가 탁상공론이라고 보고 있다. 협력교사 배치에 부정적인 이유로 교사 48.6%는 '과밀학급 여건상 협력교사 활용 불가'를 꼽았다.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는 교실에 교사를 1명 더 투입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학생 간 학력 격차 해소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도 29.4%로 나타났다.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관계자는 "협력교사 배치 전부터 과밀학급의 밀집도를 높여 방역도 놓치고, 기초학력 지원이라는 본래의 취지에서도 어긋날까 봐 걱정했다"며 "긍정적인 효과도 일부 있지만, 많은 교사는 오히려 업무가 늘어났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개학한 아이들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개학한 아이들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는 협력교사를 학습 격차 해소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1교실 2교사제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의 한 공립 초교 교사는 "한 교실에서 따로 가르치면 '부진 학생'이라는 선입견이 생긴다"며 "학부모의 반발이나 학생의 상처를 생각하면 시행하기 어려운 방식"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기간제교사 추가 투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실 증설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교실도 함께 증설해야 거리두기와 맞춤형 학습을 할 수 있다"며 "교사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전염병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원단체 "학급당 학생 수 줄이고, 교실 늘려야"

 
국회에는 현재 23명 수준인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밑으로 낮추는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정부는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임용 규모를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교원단체는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낮춰 교사 규모를 유지하고 교실 내 밀집도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임시방편과 땜질식 수급은 방역과 교육 내실화는커녕 학교 부담만 늘린다"며 “정부와 교육 당국은 정규교원 확충과 학급 증설을 통해 학급당 학생 수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일부터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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