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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완수"…인플레 우려 잠재우고 경기 회복 자신감 드러낸 파월

중앙일보 2021.03.18 18:3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AFP=연합뉴스]

말 그대로 '미션 클리어(임무 완수)'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내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았다.  
 
17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5%로 지난해 12월(4.2%)보다 큰 폭으로 높였고, 실업률 전망치(4.5%)는 하향 조정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음을 Fed가 인정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올해 물가는 목표치인 2%를 넘은 2.4%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기에 따라서는 인플레 우려가 커진다고 판단할만한 재료다. 게다가 점도표상으로 FOMC 위원 18명 중 2022년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은 1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2023년 인상 의견도 5명에서 7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들썩이는 국채 금리 안정을 위한 별도의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 시장이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파월, 위험한 줄타기를 잘해냈다"

16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모습.[AP=연합뉴스]

16일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의 모습.[AP=연합뉴스]

하지만 파월은 노련했다.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도 유지하기로 했다. 커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도 "곧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시장은 안도하고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8% 오르며 처음으로 3만3000선을 넘었다. S&P 500(0.29%), 나스닥(0.40%)도 상승했다. 국내 코스피(0.61%), 코스닥(0.14%) 역시 올랐다. 장중 1.68%대까지 치솟았던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파월 의장의 발언 후 1.62%로 내렸다.   
 
시장이 원하는 당근을 주지 않고도 마음을 얻은 파월에 찬사가 쏟아졌다. 그레그 파란넬로아메리베트증권 미국 금리 본부장은 CNBC에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잘해냈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해낸 그는 마에스트로(거장)”라고 말했다.  
 
짐 카슨 모건스탠리 글로벌 매크로전략 본부장도 “파월 기자회견 중 최고인 것 같다”며 “그동안 회피했던 이슈들에 정면돌파해 미션을 완수했다”고 말했다. 시장이 안도한 것은 파월의 일관된 메시지에 시장이 안도감을 느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전망으로 안 움직여..숫자 확인하고 간다”

지난 2019년 7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TV 스크린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9년 7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TV 스크린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기자회견 장면이 중계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불안에 흔들리는 시장에 파월은 숫자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FOMC 위원 상당수는 예측이 아닌 실질적인 진전(actual progress)을 확인하길 원한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경기부양안 등에 의해 올해 소비와 고용, 인플레이션 등에서 빠른 진전이 기대되지만, 실제 그렇게 될지 직접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예 “우리가 신호를 주기 전까지 아직 테이퍼링(완화정책 축소)으로 갈 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못 박았다. 물가가 목표치에 빨리 도달할 수 있지만,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3.5%)까지 낮아지는 2023년까지는 긴축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신호도 줬다. 일정 수준의 오버슈팅은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JP모건은 “Fed가 전망에 기초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것을 명확히 했다”고 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 경기 회복이 눈에 보이는 시점에서 Fed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비둘기(통화완화)적 립서비스”라고 평가했다.
 

언제든 다가올 수 있는 긴축 그림자  

숫자에 움직인다는 말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상황이 급변하면 Fed가 언제든 정책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향후 2~3년간 불확실성이 크다”고 언급하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장 관건은 21일 종료되는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 규제 완화 조치 연장 여부다. 파월 의장은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만 말했을 뿐 뚜렷한 입장을 피했다. 미 대형은행의 국채 매입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4월 도입됐던 이 제도가 예정대로 종료되면 은행이 국채를 내다 팔면서 국채금리가 오를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날 Fed의 조치는 금리 급등을 억제하는 정도에 불과했다”며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대로 오르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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