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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콘크리트 지지층 2040 깨진다…"윤석열 창당하면 1위"

중앙일보 2021.03.18 05:00 종합 4면 지면보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 오종택 기자·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 오종택 기자·뉴스1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적신호가 켜졌다. 부산은 물론, ‘여당의 텃밭’이라 불리던 서울에서조차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로 나타난 여당 경고등
20대 적극 투표층 46% 유독 낮아
정권교체론은 문 정부 들어 최고치
박영선, 3자 대결에서도 1위 내줘

 
13~14일 문화일보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서울지역 3자 대결 여론조사의 결과는 국민의힘 오세훈(35.6%), 민주당 박영선(33.3%),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5.1%) 순이었다. 박 후보는 야권 단일화를 전제한 양자 대결 조사에선 오 후보보다 17.1% 포인트, 안 후보보다 17.5% 포인트나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지난 16일 “선거는 원래 한 번씩 부침이 있다.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지난해 총선도 처음엔 팽팽했다. LH 사태가 진정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서울지역 의원)이란 낙관론도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민주당의 침체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조적인 지표가 민주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정권교체론 48%…사상 최고치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9~11일)에서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정권 교체론’은 48%,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정권 유지론’은 40%였다. 정권 교체론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39%에 불과했지만, 지난 연말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을 거치며 꾸준히 상승해 이번에 최고치(48%)로 나타났다.
 
정권 유지론 vs 정권 교체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권 유지론 vs 정권 교체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정권 교체론이 우위를 보이게 된 건 중도층 민심 변화 때문이다. 스스로 정치성향을 ‘중도’라고 응답한 이들은 지난해 11월만 해도 정권 유지론 46%, 교체론 44%의 팽팽한 분포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흐름이 뒤바뀌었다. 중도층의 정권 유지론은 46%(11월)→36%(12월)→38%(1월)→36%(2월)→36%(3월)로 내려앉았지만, 중도층의 정권 교체론 응답은 44%(11월)→52%(12월)→56%(1월)→51%(2월)→53%(3월)로 껑충 뛰어올랐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보다 훨씬 강도가 센 게 ‘정권 교체론’ 응답”이라며 “아직 선거로 표현되진 않았으나, 가랑비에 옷 젖듯 정부·여당에 대한 유권자 평가가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與 지지층, 투표 의향도 낮아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적극적 투표의향층’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여당이 선거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이유다. 중앙일보 의뢰로 입소스가 5~6일 서울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드시 투표할 것이다”란 응답은 민주당 지지층에선 76.8%,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89.9%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보단 국민의힘 지지자가 투표장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단 의미다.
 
적극적 투표의향층.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적극적 투표의향층.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세대별로는 20대 이하의 적극적 투표층이 46.1%로 유독 낮았다. 30대(73.7%)·40대(76.3%) 역시 저조했다. 반면 50대(82.2%)와 60대 이상(89.3%)은 적극적 투표의향층 비율이 평균을 훌쩍 넘었다. 여당의 주요 지지층 중 하나인 2040세대가 4·7 보궐선거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전문위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180석이란 숫자 때문에 여당 우위 구도가 공고해진 듯 보이나, 실제론 20~50대 투표율이 떨어지면서 양당 득표수 격차는 2017년 대선(557만표)보다 크게 줄어든 244만표였다”며 “이번 보궐선거에선 2040세대 이탈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권 교체론’이라는 방향 전환까지 이뤄져 여당이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석열 신당’ 창당하면 지지율 1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도가 약해진 건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가정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에스티아이의 12~13일 여론조사에서 현 시점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8%, 민주당 30.7%, 국민의당 5.9% 순이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신당 창당을 가정한 조사 문항에선 ‘윤석열 신당’ 28.0%, 민주당 21.8%, 국민의힘 18.3%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처럼 지지율이 반토막 나는 수준은 아니나, 민주당 역시 ‘윤석열 신당’이 나타날 경우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단 의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일각에선 특검 수사와 국정조사로 이어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추이가 여권 지지율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연구소장은 “LH 사태는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2~3년 가까이 누적된 이슈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장기간 불만이 누적돼 여당 지지를 철회한 이들을 재결집하려면 단순히 ‘정권이 넘어간다’는 위기감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 성과를 입증하는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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