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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해 국제선 예측 2000만명인데···"가덕도는 4600만명"

중앙일보 2021.03.18 00:05 종합 12면 지면보기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부산시]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자료 부산시]

 부산시가 가덕도신공항 유치를 주장하면서 내세운 국제선 수요 전망치가 정부의 김해신공항 예비타당성조사(예타)와 기본계획안에 들어 있는 예상보다 여객은 2.3배, 화물은 최대 57배나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동일지역 내에서 이 같은 차이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해 예타, 기본계획 모두 2000만
총리실 검증위도 "수요 추정 적절"
부산만 승객 2.3배,화물 57배 주장
전문가 "사타에서 치밀하게 걸러야"

 17일 중앙일보가 기획재정부의 김해신공항 예타(2017년) 보고서,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안(2019년), 부산시의 가덕신공항 설명자료(2021년)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산시는 2056년 기준으로 가덕도신공항의 국제선 여객을 연간 4600만명으로 추정했다. 반면 예타에서는 절반에 못 미치는 1940만명으로 예측했으며, 기본계획은 2006만명으로 추산했다.    
 
 화물 전망치는 차이가 훨씬 크다. 부산시는 2056년에 가덕도신공항의 국제선 화물 수요가 연간 63만t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예타에선 1.1만t, 기본계획에선 이보다 다소 늘어난 6.5만t으로 예측했다. 부산시 전망이 예타보다 57배나 높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여객과 화물 예상 수요는 활주로 크기와 개수, 여객터미널 면적 등 신공항의 규모를 결정짓는 데 중요 지표가 된다. 또 공항 건설이 해당 지역에 미칠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따질 때도 유용하기 때문에 인구 추이, 지역 내 경제 현황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예측한다.  
 
 그런데 부산시의 계획대로라면 가덕도신공항은 사실상 김해공항의 국제선 기능만을 옮겨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요가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날 요인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는 7조 5000억원을 들여 가덕도에 3200m 길이의 활주로 하나와 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하고, 국제선 전용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선 승객은 기존 김해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김익기 한양대 교수는 "공항 영향권 내 인구의 항공 이용 패턴이나 과거 수요 추세 등을 고려한다면 이렇게까지 크게 차이는 나지 않아야 정상"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은 부산시 신공항추진본부에 수요 추정치가 현격히 차이가 나는 이유를 질의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에도 예타와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수요 추정방식에 별문제가 없다고 결론했다. [뉴스 1]

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에도 예타와 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수요 추정방식에 별문제가 없다고 결론했다. [뉴스 1]

 
 앞서 부산시는 예타와 기본계획안에 담긴 예상수요가 지나치게 축소됐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총리실 김해신공항검증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도 이 부분이 언급됐지만, 결론은 별문제는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 검증위에서 수요 부분을 맡았던 김동선 대진대 교수는 "검증 결과, 예타와 기본 계획 모두 예타지침에 들어있는 방식을 준용해서 수요를 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오히려 부산시의 수요 전망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지난 2월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논의 중인 국회 법안소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부산의 여객 및 화물 수요는 예타지침 등에 따른 수요가 아니며, ICAO(국제민간항공기구)가 제시한 단순 수요증가율을 적용해 비현실적"이라고 적었다. 
국토부는 해운화물에 항공화물로의 전환이 많지 않을거란 입장이다. [연합뉴스]

국토부는 해운화물에 항공화물로의 전환이 많지 않을거란 입장이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동일방법론으로 2056년 우리나라의 총 국제선 수요를 산출하면 4억 2990만명으로 현재의 4.7배에 해당하는 비현실적인 수치가 나온다"며 "화물도 항공과 해운은 특성·운송비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환율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사타)를 정밀하게 해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김해신공항 예타에 참가했던 유정훈 아주대 교수는 "예타와 기본계획, 총리실 검증위를 거치는 동안 국제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만한 경제지표의 변동은 없었다"며 "사타도 정밀한 조사와 치열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하게 될 사타에서 가덕도신공항의 여객과 화물 예상 수요 등을 다시 다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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