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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세 더 받자" 군인을 도민으로···인구 적은 지자체 반대 왜

중앙일보 2021.03.17 17:30

인구 늘면 교부세 증가 vs 낙후지역 제외 오히려 줄어  

지난해 4월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거리가 군 장병들로 붐비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4월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거리가 군 장병들로 붐비는 모습. [연합뉴스]

강원도가 ‘군 장병의 도민화 운동’을 추진하는 가운데 접경지역 자치단체들이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원지역에서 군 생활을 하는 군인 모두가 복무지에 주민등록을 하면 강원도 인구는 15만명이 증가한다. 강원도는 인구 증가로 보통교부세가 기존보다 714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군 장병의 도민화 운동을 추진 중이다. 
 
보통교부세는 정부가 인구수를 기준으로 산정해 자치단체에 배부하는 예산이다. 현재 군인의 주민등록 이전을 허용하도록 한 주민등록법 일부 개정안도 더불어민주당 김병주·도종환 의원 발의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접경지역 자치단체는 부작용을 우려하며 면밀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고 한다. 화천군은 “복무지 주소이전은 법 조항 하나를 바꾸는 일이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과 대안은 단순하지 않은 만큼 다각도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화천군은 군 복무를 하는 모든 군 장병이 주소 이전 시 인구 2만7000명이 증가해 보통교부세가 233억원 증가한다. 하지만 이는 계산상의 수치일 뿐 현실과는 크게 다르다는 게 화천군의 판단이다. 화천군 관계자는 “화천은 전 지역이 낙후지역으로 지정돼 연간 219억원의 교부세가 지원되고 있지만, 군인 주민등록 이전 시 인구가 늘어나 이를 지원받을 수 없다”며 “인구증가에 따른 갖가지 소요비용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화천군이 느끼는 실질적 교부세 증가 효과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인구 늘면 행정처리·복지비용 늘어 손해

지난해 3월 군 장병 외출·외박·휴가·면회 통제로 강원 양구군 중심지인 양구읍 일대가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3월 군 장병 외출·외박·휴가·면회 통제로 강원 양구군 중심지인 양구읍 일대가 한산한 모습 [연합뉴스]

2만5000여명에 불과한 인구가 5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면 급격한 행정수요 상승으로 행정처리와 복지비용 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화천군의 설명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접경지역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하는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득과 실을 면밀히 검토해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장병의 의견을 먼저 반영하고, 주소이전에 따른 지방재정 검토 등 다른 측면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원군은 지난 16일 강원도와 행정안전부에 주민등록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이현종 철원군수는 “지방자치의 취지가 그곳에 사는 주민의 의사에 의해서 선택받고, 주민이 이끌어 가는 것인데 지역의 현실을 모르는 군 장병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면 왜곡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온 군 장병의 주소지 이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하게 검토해 한다. 현재로썬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 5개 접경지역 가운데 철원과 화천은 반대 입장을 각각 표명했고 양구와 고성은 개정안을 찬성하고 있다. 인제군은 “섣불리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다.
 
화천·철원=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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