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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 '반중 결의' 블링컨 "서울 가서 재확인"···문대통령 만난다

중앙일보 2021.03.17 16:23
17일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17일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장이 17일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낮 12시쯤 각각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해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두 장관은 이날 각각 한국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울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한다. 18일엔 한·미 외교·국방(2 2) 장관 회의가 열린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할 예정이다.  
 

블링컨ㆍ오스틴 장관 방한
앞서 일본과는 '반중 연대' 결의
미ㆍ중 사이 한국의 딜레마
'쿼드' 거리두기도 유효기간 만료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한국 방문은 동북아 동맹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취임 후 첫 대면 외교다. 블링컨 행정부 들어 첫 각료급 해외 방문이기도 하다.
한국 입장에선 바이든 행정부 초기 한·미 동맹을 강화할 기회이지만, 동시에 북핵, 한·미·일 3각 동맹 복원,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 참여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한·미 간 이견이 있는 만큼 이를 얼마나 해소할 수 있을 지가 방한 성과를 판가름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장관급 회의인 만큼 여러 전략적 사안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뿐 특정 이슈나 현안에 대해 실무적으로 조율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애초에 이견이 나올 만한 현안은 의제로 올리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들리는 발언이다. 
 

‘중국 견제’ 갈림길 선 한국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 일정.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 일정.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하지만 두 장관이 방한 직전인 16일 일본과의 2+2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 역시 한국 입장에선 부담이다. 특히 미·일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사실상의 반중(反中) 연대를 결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일 2+2 회의 공동성명엔 중국의 홍콩 민주파 탄압과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진행되는 군사훈련 등과 관련 “기존 국제질서에 위배되는 중국의 행동이 국제사회에 정치·경제·군사·기술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는 평가가 담겼다.
 
블링컨 장관은 일본과의 2+2회의 직후 “중국의 압박과 공격적 행태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우리도 반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행동으로 나서겠다는 경고 메시지다. 그러면서 “이게 서울에 가서 한국 카운터파트들에게도 재확인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도 중국 견제에 동참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그간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온 한국 입장에선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한 자체가 선택을 강요받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방한에서는 구체적 현안에서 한·미가 이견을 드러내는 것을 공식적으로 피할 순 있어도 한국이 맞닥뜨릴 '진실의 순간'이 점점 빨리 다가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쿼드 거리두기’ 유효할까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중앙포토]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중앙포토]

미·일 양국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지향하는 쿼드를 중심축으로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는고도 뜻을 모았다. 미국은 중국 견제용 안보협의체로 평가받는 쿼드를 주도하는 국가고, 일본은 쿼드의 사무국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은 쿼드 참여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지난 1월 취임한 정의용 장관 역시 쿼드 참여와 관련 “투명하고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제규범을 준수한다면 어떤 지역 협력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게 전부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를 외교 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한 상황인 만큼 ‘쿼드 참여에 대한 공식 요청이 없었다’는 입장만으론 더 이상 피해가기 어려운 현안이 됐다. 이번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한 일정에서 쿼드 참여를 둘러싼 한·미 간 온도차가 확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핵, 한일관계도 난제 

미국과 일본은 16일 미일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뜻을 모았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압박 조치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둔 채로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제공]

미국과 일본은 16일 미일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뜻을 모았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압박 조치를 포함해 모든 선택지를 열어둔 채로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제공]

북한 핵문제는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방한 일정에서 논의될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앞서 미·일 2+2 회의에선 양국은 북핵은 국제평화와 안정에 큰 위협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특히 블링컨 장관은 2+2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나 인권 문제에 중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추가적인 압박 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열어둔 채로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북핵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강경 대응 쪽으로 기운다면 남북대화 및 북·미대화를 통한 논의를 우선시하는 한국 입장과 일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한·미·일 협력도 한국 정부 입장에선 쉽지 않은 의제다. 앞서 미·일 2+2 회의 공동성명엔 한·미·일 협력과 관련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평화, 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짧은 평가만 담겼다. 
다만 미국이 한국 측에는 한·미·일 3각 협력을 복원하는 데 대한 요청 강도를 한 층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한·미·일 협력의 전제인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압박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간 대화는 (과거사와 현안을 분리하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한 부담의) 무게가 어느 쪽이 더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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