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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한명숙 사건, 임은정 의견 들어라" 수사지휘권 발동

중앙일보 2021.03.17 16:15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7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역대 네 번째다.
 
박 장관은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관련자 기소 여부 등 사건 처리를 맡기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과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 등의 의견을 청취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 같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오는 22일 공소시효 만료일까지 A씨에 대한 입건과 기소 여부를 결정하라고 했다.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날 브리핑에 나서 박 장관이 ▶사건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적 수사방식 ▶수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보원 내지 제보자로 활용한 정황 ▶불투명한 사건관계인 소환·조사가 이뤄진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합동하여 위법·부당한 수사절차 및 관행에 대해 특별점검을 하고 그 결과 및 개선방안 등을 신속히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박 장관은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수사지휘' 서신을 통해 "대검찰청이 실체진실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동안 계속 사건 조사를 담당해 온 감찰부장과 임은정 검사가 최종 판단에 참여하지 않은 채 결론을 내렸다는 점에서 사건 처리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결론의 적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검찰의 직접수사와 관련해 잘못된 수사 관행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자의적 사건배당과 비합리적 의사결정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든 부장이 참여하는 '대검찰청 부장회의'를 개최해 A씨의 혐의 유무 및 기소 가능성을 심의하기 바란다"며 "회의에서 감찰부장, 감찰3과장, 임은정 검사로부터 사안 설명 및 의견을 청취하고 충분한 토론과정을 거치라"고 지시했다.
 
또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증언내용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라며 "심의결과를 토대로 3월 22일 공소시효 만료일까지 A씨에 대한 입건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사건 처리과정의 공정성 및 결론의 적정성을 기하라"고 덧붙였다.
 
모해위증교사란?
모해(謀害)란 꾀를 써서 남을 해친다는 의미다. 모해위증교사는 남을 해치기 위해 법정에서 진술할 때 타인에게 불리하도록 거짓 증언을 하도록 시키는 일(敎唆)을 말한다.
 
한 전 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은 지난해 4월 한 재소자의 폭로에서 불거졌다. 재소자 A씨는 법무부에 진정을 내고 2011년 당시 수사팀이 금품 공여자인 고(故)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구치소 동료 재소자들을 사주해 한 전 총리에 불리한 증언을 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진정 사건을 넘겨받은 대검은 "한 전 총리의 재판과 관련해 증인 2명과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사건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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