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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이어 종신보험료 7~10% 오른다···자동차보험 너마저?

중앙일보 2021.03.17 15:41
실손보험료에 이어 종신보험 등 보장성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오른다. 올해 초 동결됐던 자동차 보험료도 정비수가 인상에 따라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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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4∼5월에 걸쳐 보장성 보험상품의 예정이율을 연 2.25%에서 2.0%로 내린다. 예정이율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투자해 보험금 지급 시점까지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을 말한다. 예정이율이 떨어지면, 보험금 지급을 위해 고객에게서 더 많은 돈을 받아야 한다. 신규 가입자 입장에서는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기존 가입자와 같은데 보험료 부담만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하락하면 보험료가 7~10% 정도 오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등을 이유로 예정이율을 꾸준히 내리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7월 예정이율을 2.0%로 내렸고, 교보생명도 지난해 말과 이달 초에 걸쳐 예정이율을 같은 수준(2.0%)으로 내렸다. 보험사는 보험료로 받은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데, 저금리로 인해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6%(2018년)→3.4%(2019년)→2.9%(2020년) 등 매년 하락 추세다.
 
자동차 보험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자동차 보험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소형사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 만지작…대형사도 하반기에?

보장성 보험료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중ㆍ소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동차 보험료 인상도 시작됐다. MG손해보험은 16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 인상했다. MG손보의 지난해 손해율(107.7%)은 자동차 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보사 중 가장 높다. 롯데손보와 캐롯손보 등도 보험료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자동차 보험 시장의 84%를 차지하는 4개 손보사(삼성화재ㆍ현대해상ㆍDB손해보험ㆍKB손해보험)는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대형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차량 운행이 준데다, 불필요한 병원 이용 등이 줄며 손해율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2019년 91~92%대이던 손해율은 지난해 84~85% 수준으로 내려갔다. 올해 초에는 손해율이 81~82%로 더 낮아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떨어진 만큼, 보험료를 인상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정비요금 인상이 2018년 이후 3년 만에 추진되고 있어서다. 정비업계는 8%대의 정비수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정비수가가 오르면 보험료에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동차 보험의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 부문에서 2019년 1조6445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3800억원의 손해를 봤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지금의 손해율 개선은 코로나19라는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 만큼 적절한 요율 인상이 필요하다”며 “대내외 여건상 인상 시기는 3분기 정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변수는 금융당국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가 소비자 물가지수에 포함되는 만큼 금융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순순히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체계 개편 등 본인 부담을 높이는 등의 제도개선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경상환자(상해 12~14등급)의 치료비를 과실 비율에 따라 본인의 보험에서 부담하게 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실손보험 손해율 및 손실액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실손보험 손해율 및 손실액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실손보험료는 올해에만 50% 이상 올라 

가입자가 3800만명에 달해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보험 보험료는 올해 이미 많이 올랐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구(舊)실손보험은 평균 17.5∼19.6%, 2017년 3월까지 팔린 표준화실손보험은 평균 11.9∼13.9%씩 보험료가 인상됐다. 인상 폭으로는 최근 5년간 최대 수준이다. 가입자는 3~5년 주기의 갱신 주기마다 보험료 인상이 이뤄지는 만큼, 체감 인상률은 50%가 넘는다. 일부 고령층의 경우 2∼3배 넘게 오른 보험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생겼다. 보험료가 동결된 것은 2017년 4월 이후 팔린 신(新)실손보험 뿐이다. 
  
실손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른 건 보험사의 손해가 커져서다.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130.5%로 2019년(134.6%)에 이어 2년 연속 130%를 넘어섰다. 그 결과 지난해 손보사들이 실손보험에서 본 손실액만 2조3608억원에 이른다. 생명보험사가 판 실손보험까지 합치면 보험사들이 손해액은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수치료와 백내장 치료 등 비급여진료가 늘어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비급여 진료 증가에 따른 실손보험 손해가 커지면서 보험업계는 비급여진료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하는 실손보험을 올해 7월 중 출시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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