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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가정보국 "러시아, 2020 대선서 바이든 음해 정보 유포"

중앙일보 2021.03.17 15:2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은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습. [AP=연합뉴스]

2020년 미국 대선 과정에 적대국인 러시아와 이란이 개입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보고서가 나왔다. 이들 국가가 대선에 영향을 미쳐 미국 내에서 선거에 대한 신뢰를 깨트리고, 사회를 분열시키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반대로 트럼프 낙선 개입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등에 따르면 미 국가정보국은 '2020 미국 연방 선거에 대한 외국의 위협' 보고서를 공개하고, 러시아와 이란이 지난해 대선에 개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밀 해제된 1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는 러시아와 이란의 대선 개입 목적과 방식, 결과 등이 담겼다. 
 

러시아, 트럼프 재선 돕기 위해 바이든 음해 공작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트렸다. 국가정보국은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방해하기 위해 근거 없는 정보를 유포했다"면서 "핵심 목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 미 정부 관리, 고위급 인사, 언론에 정보를 흘리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리인을 앞세워 트럼프 측과 접촉했다. 대표적 전달책으로 우크라이나 의원인 안드리 데르카치가 지목됐다. 국가정보국은 2019년 데르카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를 만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허위 정보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이 2020년 미 대선 개입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사진)와 우크라이나 안드리 데르카치 의원이 전달책이 됐다고 미 국가정보국은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이 2020년 미 대선 개입 과정에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사진)와 우크라이나 안드리 데르카치 의원이 전달책이 됐다고 미 국가정보국은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정보기관이 데르카치 의원을 감시하면서 직접 지시하는 방식으로 그를 움직였는데, 그 뒤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다고 국가정보국은 밝혔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측의 바이든 대통령 음해 공작을 인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보고서는 "푸틴 대통령이 데르카치의 활동에 권한을 갖고 있었다"면서 "트럼프의 반(反) 러시아 정책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고위급 관리들은 그의 재선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6년 미 대선 때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려 했으며, 비슷한 방식으로 공작을 펼쳤다고 했다. 다만 사이버 공격을 비롯해 유권자 등록, 표 집계 등 기술적 과정에 접근한 증거는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WP는 미 정보당국이 당시 백악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국가정보국은 러시아는 결과적으로 미국 선거에 대한 신뢰를 깨트리고, 사회·정치적 분열을 악화시키려고 대선에 개입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고위급 국가안보, 정보 관리 등 다른 고위 관계자들도 동참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트럼프 재선 저지 시도

보고서에는 대선에 개입한 또 다른 적대국으로 이란이 등장했다. 다만 러시아와 다르게 트럼프 재선을 방해하는 활동을 펼쳤다. 그렇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건 아니라는 게 국가정보국의 분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미 정보당국은 중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원치 않았지만, 대선에 개입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AP·신화=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미 정보당국은 중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원치 않았지만, 대선에 개입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AP·신화=연합뉴스]


반면 중국의 개입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중국이 자신의 패배를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가정보국의 조사 결과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안전성을 추구했으며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선거 개입은) 중국에 타격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선을 원하는 징후가 있었고, 일부 중국 정보 관리들은 재선을 방해하려는 최소한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고 평가했다. 
 
미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제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국 정부의 개입과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다음 주 러시아 등 적대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할 것으로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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