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H직원들, ‘수의계약’ 틈새 노려 아파트 투기도

중앙일보 2021.03.17 11:06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커지면서 주택 투기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LH가 토지 개발부터 주택 분양까지 주택 공급의 전 과정을 맡고 있어서다.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연합뉴스]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연합뉴스]

 
LH가 공급하는 아파트 기본적으로 임대하는 형태의 아파트로, 크게 공공임대와 국민임대로 나뉜다. 최장 임대기간이 30년인 국민임대는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는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일정기간(5년, 10년)이 지나면 분양전환을 할 수 있어 집주인이 될 수 있다. 생애최초, 신혼부부, 노부모부양가족 같은 특별공급도 공공임대에 해당한다. 최초 청약조건은 무주택자여야 하고 소득이나 자산기준도 있다. 무엇보다 청약 후 당첨돼야 한다.  
 
빈틈은 공공임대주택에 생긴다. 자금 부족 등 다양한 이유로 소유권 이전 등기 시점까지 당첨자가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못하거나 분양전환 시점이 지났는데 분양전환을 하지 않아 비어있는 경우 등이다. 이런 경우 별도의 매각공고를 내는데 자격 요건이 확 낮아진다. 
 

임의로 계약하는 '수의계약' 이용

1순위 조건이 모집공고일 현재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이면 되고 3순위는 지역이나 주택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된다. 이렇게도 주인을 찾지 못하면 자격 여건 등 제약 없이 LH가 임의로 선정해서 계약할 수 있다.
 
매각공고는 LH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재되는데 일반 주택 수요자는 매일 홈페이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공고 여부를 알기 어렵다. 더구나 수의계약이 가능한 물량은 사실상 알기 어려운 구조다. 
 
2018년엔 한 LH 직원이 본인과 가족 명의의 LH 아파트 15가구를 소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의 계약 형태로 분양받은 아파트들이다. 당시 해당 직원은 '견책' 징계를 받았다.   
 
민간 아파트도 이전에는 남은 물량을 건설사가 수의계약 형태로 팔아서 논란이 됐다. 민간 아파트도 청약 당첨자가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계약을 못 하거나 청약 자격에 문제가 발견돼 계약하지 못한 부적격 물량 등이 있다. 

 

민간은 예비당첨자 500%씩 뽑아 

이런 미계약 물량(무순위 청약)은 미리 뽑아둔 예비 당첨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남은 물량은 건설사가 임의로 계약자를 선정했다. 하지만 청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토교통부가 2019년 예비당첨자 비율을 확 높여서 수의계약이 어려운 형태로 바꿨다. 현재 예비당첨자 비율(투기과열지구)은 500%다. 예컨대 모집가구가 500가구인 아파트 청약시 예비당첨자가 2500명이다.  
 
그래도 남은 미계약 물량은 별도의 모집공고를 낸다. 이른바 ‘줍줍 분양’이다. 별다른 자격 조건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된다. 지난해 11월에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는 경쟁률이 1만6505대 1이었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도 민간아파트와 같은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