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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공소시효 지난 양부…대법 “특례법 소급처벌 가능”

중앙일보 2021.03.17 06:00
피해 아동이 성인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아동학대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시행 전 학대도 소급,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아동학대 이미지. 연합뉴스·뉴스1

아동학대 이미지. 연합뉴스·뉴스1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지난달 25일 폭행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의 상고심에서 일부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김씨의 일부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다는 취지에서다.

 

“표정 밝지 않다”며…양아들 만5세부터 폭행

김씨는 2008년 3월부터 재혼한 아내 A씨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 권모군을 8년에 걸쳐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친양자로 입양한 권군의 목소리가 작고 표정이 밝지 않다며 폭력을 행사했다. 2016년 9월경에는 권군이 전날 인기 도서 ‘미움받을 용기’와 관련된 질문에 대답을 주저했다는 이유로 손으로 양아들의 뺨을 수회 때리기도 했다.  
 

2심, 7년 공소시효 지나 처벌 불가

1심은 김씨의 범행을 엄중히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권군은 만 5세부터 만 14세의 나이로 각종 발달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시기”라며 “폭행과 학대를 부부싸움 중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거나 훈육의 일환으로 보는 피고인의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2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폭행 일시·장소 등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며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또 아동학대 범행 중 2008년 3월부터 2009년 1월까지 6건에 대해선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 7년이 만료됐다고 보고 면소 판결했다. 검찰이 김씨를 2017년 10월에 기소했기 때문이다.
 

대법원 특례법 소급 적용 “처벌 가능”

대법원은 하지만 2심이 아동학대처벌법 제34조 1항(공소시효의 정지와 효력)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해당 조항은 아동학대범죄는 아동이 (법적 대응이 가능한) 성년이 된 날부터 공소시효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피해 아동이 성년이 될때까지 정지된다는 뜻이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7년을 적용할 경우 가해자 처벌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2014년 9월 29일 시행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장진영 기자 장진영 기자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장진영 기자 장진영 기자

 
대법원은 “아동학대처벌법 입법목적 등에 비추어보면 이 조항은 법 시행 당시 완성되지 않은 공소시효 진행을 정지시키는 것”이라며 “시행일 당시 범죄행위는 종료됐지만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해당 사례처럼 학대 행위가 종료되었더라도 아동학대처벌법 시행일까지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경우 관련법을 소급적용해 처벌 가능하다는 의미다.
 
2심에서 일부 공소사실이 기각된 것을 두고도 “원심판결에는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일부 판결을 파기했다. 이에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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