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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후보인데 ’권력수사‘ 될까…’3번째 대행‘ 조남관 딜레마

중앙일보 2021.03.17 05:00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퇴한 후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3번째 총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검찰 내부에서 가장 지지를 받는 차기 총장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검찰의 존립이 걸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 이슈부터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월성 원전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수사 지휘 문제로 여느 때보다 조 차장의 짐이 무거워졌다. 조금만 삐긋하면 정권과 다시 갈등을 빚을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차기 총장 후보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검수완박’에 ‘산 권력 수사’ 방향은, 어디로  

현재 검찰 내부 분위기는 여권의 '중대수사범죄청(중수청)' 추진으로 역대 최악이다. 조 차장 주재로 전국 고검장 회의를 개최해 중수청 설치는 "검찰의 존립 문제"라고 반대 의사를 모았지만, 일각에선 ‘고검장들이 현 정권을 의식해 지나치게 미온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尹 사퇴 뒤 머리 맞댄 고검장들···"중수청 우려, 의견 낼 것") 실제 중수청 법안이 추진된다면 직을 던질 각오를 하는 평검사들도 다수이기 때문이다. 
 
조 차장으로선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수사 지휘 문제 역시 까다로운 과제다. 대표적으로 ▶수원지검의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 ▶대전지검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서울중앙지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이 꼽힌다.  
 
우선 김학의 사건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이 안양지청 수사무마 의혹 등 피의자로 고발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당시 대검 진상조사단 소속 이규원 검사의 기소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검찰에선 이규원 검사는 물론 이 지검장의 기소를 확실시하는 분위기가 높다. 더군다나 법무부가 수원지검 수사팀에서 이 지검장 의혹을 조사한 검사 등 파견 검사 2명에 대한 파견 연장 신청을 불허하면서, 노골적 수사 방해라는 반발 여론도 큰 상황이다. 하지만 조 차장으로선 이 검사장 역시 청와대가 검토 중인 차기 총장 후보라는 점이 향후 기소여부 결정 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왼쪽) 검찰총장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뉴시스]

윤석열(왼쪽) 검찰총장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뉴시스]

 
윤석열 전 총장 사퇴 이후 월성 원전 수사는 이미 동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운규 전 산업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달 9일 기각된 뒤 청와대 등 윗선에 대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백 전 장관은 당시 산업부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로 청와대 압력 여부를 입증할 핵심 인물로 꼽혔던 탓이다.
 
게다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조 차장이 불기소 결정을 내린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 의혹’ 관련 6000쪽의 감찰 기록을 직접 보겠다고 밝히면서 기소를 위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고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이란 해석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尹 전 총장 직무정지 땐 ‘秋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달라’

검찰 내부에서는 조 차장에 대해 거는 기대가 높다. 추 전 장관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가까이서 보좌한 적 있지만 지난해 말 2차례 윤 전 총장 직무정지 땐 직무대행으로서 할 말은 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조 차장은 추 전 장관을 향해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철회해줄 것을 촉구하면서 “검찰개혁의 대의를 위해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주십시오”라고 검찰 내부 통신망글을 적었다. 또 조 차장은 직무대행 당시 윤 총장 관련 감찰·수사를 위법하게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검 감찰부를 조사하라고 대검 인권정책관실에 지시하기도 했다. 지난달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를 앞두고는 “‘핀셋 인사’를 반대한다”며 작심발언을 했다.  
 
한 검찰 간부는 “자신의 이해를 포기하고서라도 옳은 길을 좇는 것이 진정성을 지키는 것이라는 걸 아는 분”이라고 평했다.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또 다른 검사는 “조 차장이 검찰국장으로 있을 때와 심재철 전 검찰국장(현 서울남부지검장)이 있을 때를 비교해봐야 한다”며 “언제 ‘추·윤 갈등’이 증폭됐는지를 비교해보면 누가 참모 역할을 제대로 한 것인지가 선명해진다”고 평했다. 
 
조남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추미애 장관의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조남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추미애 장관의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또 다른 차장급 검사는 “지금은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는 데 앞장서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을 맡은 바 있고, 2000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국정원의 적폐청산을 이끌기도 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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