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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歷知思志)] 칠지도

중앙일보 2021.03.17 00:17 종합 31면 지면보기
유성운 문화팀 기자

유성운 문화팀 기자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에는 칠지도(七枝刀)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칠지도는 일본 나라현 덴리시 이소노카미 신궁(石上神宮)에 보관된 검으로 백제에서 제작됐다. 1874년 국학자 스가 마사모토가 칠지도의 녹을 제거하던 중 60여 글자를 발견하면서 고대 한일 관계를 규명할 자료로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해석을 놓고는 한국과 일본 학자들의 시각 차이가 크다.
 
역지사지 3/17

역지사지 3/17

한국에서는 백제 근초고왕이 일본에 하사했다고 보는 반면 일본에서는 백제가 일본 천황에게 바쳤다고 주장한다. 일본 학자들은 “(백제에서 사신이 와) 칠지도 한 자루 등 여러 가지 귀중한 보물을 바쳤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을 근거로 든다. 이때는 일본이 한반도 남부(가야 7국)를 원정했다고 주장하는 신공왕후 시기다. 한국 측에선 이 무렵 국력이 강성해져 한반도의 패자가 된 근초고왕이 일본에 보낸 외교적 선물로 추정한다.
 
4세기는 한반도 남부가 백제에 복속되면서 백제와 일본의 물리적 거리가 좁혀진 때였다. 육로보다 해로가 발달했고, 백제는 고구려보다 일본과 가까웠다. 훗날 백제가 멸망할 때 일본만이 구원군을 보냈으니 양국이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논쟁을 떠나서 칠지도는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보내졌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칠지도는 앞·뒷면에 글자를 새겼는데 뒷면의 내용에 대해선 거의 논란이 없다. ‘지금까지 이처럼 좋은 칼은 없었다. 백제의 왕세자 기생성음(奇生聖音)이 임금의 분부로 왜왕 지(旨)를 위하여 만들었으니 후세에 전하라.’  
 
유성운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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