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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서 숨진 아파트 4층 높이 ‘참고래’ 실물 크기 표본 만든다

중앙일보 2021.03.17 00:02 16면
참고래

참고래

제주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12.6m의 참고래(사진)가 실물 골격 표본으로 제작돼 박물관에 전시된다. 참고래는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최대 27m, 몸무게 110t까지 자란다. 지구상에서 흰긴수염고래(최대 33m, 179t) 다음으로 큰 동물이다.
 

2019년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발견
내년 복원 민속자연사박물관 전시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16일 “참고래 보존 및 전시계획에 따라 지난해 1월 박물관 공터에 임시 매립한 참고래 뼈를 꺼내 보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표본으로 제작되는 참고래는 아파트 4층 높이와 맞먹는 길이(12.6m)에 무게는 12t에 달한다.
 
이 고래는 2019년 12월 22일 제주시 한림항 북서쪽 40㎞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발견됐다. 당시 제주해경은 유통과 식용이 가능한 ‘밍크고래’로 추정해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판매를 앞두고 진행된 유전자(DNA) 분석 결과 보호종인 참고래로 밝혀졌다.
 
참고래의 어린 개체로 밝혀지자 지난해 1월 3일 제주시 한림항에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이뤄졌다. 10m 이상 대형고래 부검은 국내 첫 사례였다. 연구진은 막 젖을 뗀 새끼라는 점에서 어미와 떨어진 뒤 폐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박물관 측은 부검이 끝난 참고래 뼈를 같은 달 9일 연구실 뒤쪽 공터에 묻었다. 뼈 안팎으로 남아 있는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당시 뼈를 묻는 데만 14t의 모래가 사용됐다. 박물관 측은 1~2개월 내에 전문 업체를 통해 참고래 뼈를 육지로 옮겨 표본제작을 의뢰할 방침이다. 표본제작까지 예상 소요 기간은 1년 4개월에서 1년 6개월이다. 표본제작이 끝난 골격은 다시 제주로 와 재조립돼 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참고래 표본 제작은 1998년 국립수산과학원과 2020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이어 국내 세 번째다. 길이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있는 고래(14m)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고창식 민속자연사박물관 연구사는 “제주 인근 바다에서의 참고래 서식 가능성을 확인한 발견”이라며 “이르면 내년 10월부터 관람객이 참고래 표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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