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번 FOMC는 '3월의 광란'"…파월 뭐라해도 시장은 흔들린다

중앙일보 2021.03.16 17:00
지난해 12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현재로써는 이럴 가능성이 크다. 16~1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얘기다. 회의 후 기자들 앞에 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입에서 ‘깜짝 발언’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국채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울 발언이나 조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내세울 방패는 고용 회복까진 아직 갈 길이 멀고, 물가 상승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논리가 될 공산이 크다. 기존 입장의 반복이다. 
릭 리더 블랙록 자산운용 CIO.[릭 리더 트위터 캡처]

릭 리더 블랙록 자산운용 CIO.[릭 리더 트위터 캡처]

그럼에도 시장은 FOMC를 주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5일 CNBC에 “이번 회의는 시장에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3월의 광란’은 매년 3월 열리는 미 대학스포츠연맹(NCAA) 농구대회 열기로 미 전역이 들썩이는 상황을 뜻한다. FOMC가 열리고 파월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을 흔들 것이란 얘기다. 리더 CIO는 “(파월 의장의) 지난 기자회견은 한 귀로 흘려 들었지만 이번에는 단어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시장 역시 모든 단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보다 빠른 美 경기회복…통화완화 명분 줄어

지난 1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AP=연합뉴스]

시장은 왜 FOMC를 쳐다볼까.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보급되고, 1조9000억 달러의 경기부양안이 시행되면서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라가고 있다. 골드만삭스(6.9%), 모건스탠리(7.3%) 등은 7% 안팎을 전망한다. CNN은 “1976년 이후 45년 만에 미국 경제성장률이 ‘6% 이상’을 목표치로 제시한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가 좋아지면 통화완화 정책의 명분은 줄어든다. 경기 부양을 위한 Fed 핵심 정책은 ‘제로 금리’와 월 1200억 달러의 미 국채·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시장은 Fed가 통화 정책의 선회에 나설 시점을 가늠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ed발 ‘긴축발작’으로 시장이 요동칠 수 있어서다. 
 
파월은 통화완화 기조를 당장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통화 정책의 방향을 틀 수밖에 없다. 
 
리더 CIO는 “파월 의장이 아무 말을 하지 않든, 많은 말을 하든 어떤 경우에도 시장은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의 단어 하나, 행동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예민하게 해석하며 시장이 움직일 것이란 얘기다. 
 
CNBC도 “저금리 정책 방향과 채권 자산 매입에 대한 질문에 파월이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아도 그의 발언 자체가 이미 불안정한 채권과 주식 시장을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FOMC 위원 점도표·경제성장률 주목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이 주문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한 영화관에서 관객이 주문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월의 발언보다 더 관심이 집중되는 건 기준금리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FOMC 점도표와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에서는 단 1명이 ‘2022년 인상’을, 5명이 ’2023년 인상‘을 점쳤다. Fed는 지난해 12월 FOMC에선 2021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4.2%로 예상했다. 만일 FOMC 위원들의 2022년 금리 인상 의견이 지난번보다 늘거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시장 예상보다 높다면 Fed의 통화 정책이 바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만일 Fed가 정책 변경을 시사하지 않은 채 경기전망만 기존보다 높게 잡는다면 시장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Fed가 확실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리더 CIO는 “최근의 국채 금리 급등과 시장 변동성은 우리가 Fed의 계획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Fed가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17일 ‘제2의 美 개미 대란’ 벌어지나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FOMC 뿐만 아니라 17일에는 또 다른 이벤트도 예상되고 있다. 게임스톱 사태와 같은 '제2의 개미대란'이다. 이날 1인당 최대 1400달러(약 159만원)의 미국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시장 연구기관 밴다 리서치는 “재난지원금을 받은 개인 투자자들이 17일 하루에만 30억 달러의 주식을 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즈호증권도 “재난지원금 총 지급액 중 약 400억 달러가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CNBC는 “최근엔 ‘(투자에서) 나만 소외될 것 같은 두려움(FOMO)’ 심리를 이용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까지 나오고 있다”며 “2021년 개인들의 투자 심리가 현기증 날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