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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회원국 절반 이상이 AZ 백신 중단… "英-EU 갈등 영향" 주장도

중앙일보 2021.03.16 16:57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 19 백신 접종 중단에 프랑스와 독일도 가세했다. 이로써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절반 이상인 18개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일부 혹은 전체에 대해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문제가 된 혈전(Blood Clots) 생성과 백신 접종 사이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며 접종을 계속하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18일 유럽의약품청(EMA)의 안전성 평가 결과 등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EU 27개국 중 18개국서 접종 멈춰
프·독·이·스페인, 15일부터 일시 중단
AZ "다른 제약사 백신과 다르지 않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한 유럽 국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중단한 유럽 국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외신을 종합하면 15일(현지시간) 독일·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슬로베니아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유보했다. 이날 이탈리아도 백신 접종 중단 조치의 대상을 특정 제조단위(batch)의 백신에서 자국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전체로 확대했다.
 
이로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전체 혹은 일부 접종을 중단한 EU 국가는 18개국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12개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포르투갈·슬로베니아·스페인·덴마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불가리아·아일랜드·네덜란드)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했고, 6개국(루마니아·오스트리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룩셈부르크)은 특정 제조단위의 백신 접종을 보류했다. 
 
유럽 외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15일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후 뇌혈전이 발생한 사례는 7건”이라며 “보건 당국의 권고에 따라 백신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독일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60만명에게 투여한 상태다. 
 
13일 노르웨이 보건당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3명이 출혈과 혈전, 혈소판 감소 등 특이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앞서 덴마크와 오스트리아도 백신 접종 후 혈전 형성 사례가 발견됐고, 각각 60세 여성과 49세 여성이 숨졌다고 밝혔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혈전 생성 사례는) 자연 발생 빈도보다 낮다"며 안전성 논란을 일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혈전 생성 사례는) 자연 발생 빈도보다 낮다"며 안전성 논란을 일축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나섰다. 제약사 측은 “영국과 EU에서 백신을 접종받은 1700만여 명 중에 심정맥 혈전증은 15건, 폐색전증은 22건이었다”면서 “이 정도 발병 규모는 백신 미접종자의 자연 발생 빈도보다 낮고, 다른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종주국 격인 영국의 의약품규제청(MHRA)도 15일 가디언에 “2월 28일까지의 백신 접종 부작용 보고서에 따르면 백신 접종 후 혈전 반응이 나타난 사례는 화이자 백신이 38회로 아스트라제네카(30회)보다 오히려 많다”고 밝혔다.
 
WHO는 “현재로선 이 사례들이 백신 접종으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생명을 구하고 심각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백신 접종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U 국가와 달리 캐나다와 호주 등 영연방 국가들은 접종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5일 "캐나다에서 승인이 난 백신은 안전하며 캐나다에 공급된 백신중 유럽에서 발생한 부작용과 관련이 있는 제조단위 물량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들어간 호주의 폴 켈리 연방 수석 의료관도 "백신이 혈전을 형성했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고 본다"면서 계속 접종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들은 유럽 국가들의 잇따른 백신 접종 중단의 배경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15일 이코노미스트는 “(EU 국가들의 결정에는) 면역학적 문제보다 백신을 둘러싼 정치적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면서 “지난 1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공급 물량을 두고 EU는 영국, 제약사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EU 주요국은 백신 공급 문제를 놓고 영국과 아스트라제네카 측과 갈등을 벌였다. 지난 1월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럽 벨기에 공장의 생산 차질 문제로 당초 EU에 공급하기로 한 초기 물량을 줄이겠다고 통보하자, EU는 본사가 있는 영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EU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약 물량을 지키지 못하면 유럽에서 생산하는 백신 물량의 영국 수출을 차단할 수 있다는 위협까지 하며 ‘백신 쟁탈전’을 벌이다가, 국제사회와 WHO 등의 비판에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 자료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고 15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그간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추가 임상 자료를 요구하며 사용 승인을 미뤄왔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혈전 문제와 관련해 "(백신과의 연관성이) 전혀 명확하지 않다. 백신 자체와는 무관한 과민 반응이 있을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은 유럽 내 혈전 생성 사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WHO는 16일 전문가 회의를 열 예정이다. EMA는 이날 추가 정보를 검토하고 오는 18일 회의를 열어 결론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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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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