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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LH투기 관련 전금융권 비주택담보대출 조사

중앙일보 2021.03.16 12:17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100억원대 땅 투기 의혹 관련해 전 금융권 비주택 담보대출 실태조사에 나선다. 농지대출 등 비주택 담보대출이 주택담보대출 보다 규제 문턱이 낮아 투기성 대출이 몰렸다는 비판이 일자 점검에 나서는 것이다. 또 LH직원들의 농지 대출이 몰린 북시흥농협에는 이번주 현장검사를 한다.
 

금주 북시흥농협 현장조사 착수
특수본에 검사역 등 5명 파견

16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땅투기 의혹으로) 논란이 된 상호금융을 비롯해 은행과 저축은행 등 전체 금융사의 비주택 담보대출 현황 파악에 나섰다”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은 금융사로부터 서면으로 자료를 받아 담보 유형별·지역별 대출 규모 등 비주택 담보대출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사를 맡은 금감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비주택담보대출은 규제가 많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과 달리 은행 내규, 모범규준 등으로 관리돼 규제 문턱이 낮다”며 “이번 점검을 통해 제도를 보완할지 아니면 추가 현장조사로 이어질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상호금융의 비주택 담보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는 금융당국의 행정지도로 40~70% 수준으로 관리한다. 시중은행 역시 까다로운 대출심사를 통과하면 감정평가액의 평균 60% 수준으로 대출을 해준다. 그동안 토지 대출(비주택담보대출)은 아파트(주택담보대출)처럼 일률적인 지역별 LTV 규제를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앞으로 비주택 담보대출의 사각지대를 규제하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LH 투기 사건은 은행권 특정 지점에서 대규모 대출이 집단으로, 집중적으로 이뤄졌기에 가능했다”며 “그러한 대출이 어떻게 가능했고, 대출 과정상 불법은 없었는지 맹점이나 보완점은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주문했다.
 
9명의 LH 직원들이 100억원가량을 투입해 시흥 등지에서 농지를 사는 과정에서 북시흥농협에서만 총 43억원을 대출해줬다.사진은 14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북시흥농협 모습. 뉴스1

9명의 LH 직원들이 100억원가량을 투입해 시흥 등지에서 농지를 사는 과정에서 북시흥농협에서만 총 43억원을 대출해줬다.사진은 14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북시흥농협 모습. 뉴스1

 
금융당국이 금융권 대출조사에 나선 데는 LH 직원이 100억원 상당의 토지를 사는 과정에서 북시흥농협 한 곳에서만 43억1000만원(정운천 의원실 자료)을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거래한 토지의 매매가격은 93억원이다. 금감원은 이번주 북시흥농협에도 현장조사를 통해 대출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들여다본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16일 임원회의에서 "북시흥농협에 대한 신속한 현장검사와 함께 금융사의 비주택 담보대출 취급 실태와 대출 과정을 철저히 점검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수본에 5명 전문 인력 파견  

한편 금감원과 금융위원회는 특수본에 금융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5명의 전문 인력도 파견하기로 했다. 금감원에서는 회계 조사,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부서 등을 거친 검사역 3명이 합류한다. 이중 회계사도 포함됐다. 팀을 이끌 수장은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부동산정책팀장으로 근무한 금융위의 김동환 과장이 맡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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