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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문성민의 배구 시계는 느려지지 않았다

중앙일보 2021.03.16 07:30
현대캐피탈 문성민. [사진 한국배구연맹]

현대캐피탈 문성민. [사진 한국배구연맹]

문성민(35·현대캐피탈)의 배구 시계는 아직도 느려지지 않았다. 베테랑다운 활약으로 재건중인 팀에 또 1승을 안겼다.
 
15일 현재 14승 18패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6위에서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 2014~15시즌(5위) 이후 최악의 성적이자 두 번째로 봄 배구를 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후반기만 따지면 13경기(9승4패)에서 승점 24점을 따내 대한항공, 우리카드(이상 25점)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리빌딩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뜻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15일 경기에서도 갈 길 바쁜 OK금융그룹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1세트를 따낸 뒤 2, 3세트를 내주고 4세트도 뒤져 승점 1점도 따지 못할 상황이었으나 허수봉의 강력한 서브와 문성민의 스파이크로 끝내 뒤집기에 성공했다. 문성민은 "감독님이 수봉이 이후 라이트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오늘 수봉이가 잘 해서 못 들어가는 줄 알았다"고 웃었다.
 
특히 베테랑 문성민은 3세트에서 허수봉 대신 라이트로 교체 출전해 공격성공률 48%를 기록하며 12점을 올렸다. 허수봉(15점)과 함형진(13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점. 짧은 출전시간을 감안하면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해줬다. 이날 경기에서 다우디 없이 풀어나가겠다는 최태웅 감독의 계획도 끝까지 이뤄졌다. 1월 31일 5라운드 우리카드전(14점)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두자릿수 득점이기도 하다.
 
자가격리를 거친 OK금융그룹 선수들의 컨디션은 완벽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문성민은 경기 뒤 "휴식기 이후 2주 쉬고 13일 한국전력전에서 경기력이 생각보다는 좋지 않아서 감독님이 지적을 했다. 정규리그 우승하고 챔프전 기다릴 때처럼 안이하게 준비했는데, 선배로서 캐치하지 못해서 미안했다. 강팀이 되려면 그런 기간에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문성민은 "주축 선수들이 트레이드로 빠졌는데도 선수들이 집중력을 살려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를 하기 위해 빨리 따라왔다. 하지만 올해 봄 배구를 못 한 부분이 심각하다는 걸 이해하면 좋겠다"며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리시브하는 문성민   (서울=연합뉴스) 31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리시브하고 있다. 2021.1.31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리시브하는 문성민 (서울=연합뉴스) 31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리시브하고 있다. 2021.1.31 [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러나 시즌 중 달라진 팀의 모습에 대해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번 시즌 우리 팀에 큰 변화가 있었고, 후배 선수들이 잘 끌어올려 줘 선배로서 뿌듯하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시즌을 향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후배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같이 연습을 해보면 기술이 뛰어나고, 나도 같이 뛰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주니 아쉬울 때가 많다"고 했다.
 
최태웅 감독은 이날 최민호, 차영석, 다우디 오켈로 등을 제외하면서 경쟁을 이야기했다. 어느 정도 리빌딩에 성공한만큼,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선수단 가용폭을 넓히겠다는 것이었다. 문성민 역시 경쟁범위 안에 있다. 문성민은 지난해 4월 무릎 수술을 받은 뒤 힘들게 돌아왔고, 차차 출전시간을 늘리고 있다.
 
"선배들 나이가 되보니, 예전 선배들이 생각난다"는 문성민은 "내년에 어찌 될지 모르지만, 나도 라이트나 레프트 모두 뛸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일종의 서바이벌"이라며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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