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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항소심도 "무죄" 전략…"표창장 PC확보 검찰권 남용"

중앙일보 2021.03.15 18:40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15일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1심에서 폈던 주장을 모두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수사 및 1심 재판과정에서 폈던 “전부 무죄” 전략을 그대로 쓰겠다는 뜻이다. 검찰도 정 교수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부분은 다시 심리가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은 정 교수가 지난해 12월 23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고 법정구속된 뒤 약 세 달 만에 열렸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이어서 정 교수가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엄상필ㆍ심담ㆍ이승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첫 준비기일은 약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검찰과 변호인의 항소이유를 듣고, 양측이 신청한 증거를 소개하고 추후 심리 절차를 조율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검찰 측은 9명의 검사가 출석했고, 정 교수 측도 10명의 변호인이 나섰다. 
 

檢 "특권층 교육 대물림 시도, 법 한도 넘어"

검찰은 먼저 항소 이유로 1심에서 무죄 부분을 조목조목 따졌다. 대표적인 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비리 의혹과 관련한 ‘2019년 2분기 펀드 운용현황보고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 가족 펀드 의혹을 해명하며 "사모펀드 운용사에서 보고서를 받았다"며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 대상을 알려줄 수 없고, 어디에 투자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던 그 보고서다.
 
검찰은 이 보고서 자체가 청문회를 준비하며 새로 만들어진 것이며 정 교수가 일가 투자금을 운용하던 '코링크PE' 직원들에게 지시해 만든 것으로 봐야 한다며 증거위조교사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국의 해명은 인사검증권자인 대통령도 기만한 거짓 해명”이라며 조 전 장관까지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보고서가 나오게 된 과정에는 정 교수의 반복적인 교사 행위가 있었다”며 추후 재판에서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폈다. 검사는 “엘리트 계층만 향유할 수 있는 특권으로 교육의 대물림을 시도하고 (스펙) 조작이 법의 한도를 넘었다”고 정 교수를 질타했다. 조 전 장관도 또다시 언급했다. 검사는 “공범(조국)이 가재, 붕어, 개구리를 말하며 대다수 학부모가 믿은 시스템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반드시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이 과거 트위터에서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아도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모두 행복한 세상을 만들자”고 언급한 부분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교수 측 “'7대 스펙' 전부 유죄 1심 판결은 확증편향”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가 15일 오후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가 15일 오후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1심 판결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으로 ▶사모펀드 관련 혐의 ▶증거인멸교사 관련 혐의 ▶입시비리 관련 혐의 등으로 파트를 나눠 변론을 진행했다.
 
변호인은 ‘가족펀드’라는 의혹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을 시작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사모펀드 투자 의혹으로 시작했지만 1심에서 유죄 선고된 부분에는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며 “실상은 정 교수나 정 교수 동생의 주식 투자 부분만 논의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1심에서 인정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나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는 수사의 실마리가 됐던 ‘가족펀드’나 ‘권력형 비리’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최초 혐의로 영장을 받아 이 사건의 모든 걸 파헤쳐 기소하는 것이 근대 형법 이후 몇백년이 지난 현재의 법정에서 허용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고, 바로잡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혐의가 인정된 입시 비리와 관련해서는 1심 판결 자체가 “확증 편향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변호인은 “예를 들어 편의점 강도가 발생했을 때 CCTV에 피고인이 입은 옷과 비슷한 옷이 찍혔고, 피고인이 운전하는 차량이 찍혔고, 피고인과 비슷한 이를 봤다는 목격자를 봤다는 진술이 있으면 과연 이것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그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다는 진술이 있어도, 1심은 ‘피고인을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배척한 것”이라고 1심을 판단을 몰아세웠다. 변호인은 “확증편향으로 교과서에도 실릴만한 사례”라고도 했다.
 
이 밖에도 변호인은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증거가 발견된 강사휴게실 컴퓨터(PC)가 검찰에 임의제출된 과정에 대해서도 영장주의를 위반해 위법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변호인은 “임의제출이라는 예외가 전자정보라는 특수성과 만나 검찰 수사권 남용이 극대화된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이 닥치게 될 수사기관에 노출될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 항소심 심리할 대등재판부는

재판부는 이날 양측이 신청하는 증거를 듣고, 의견을 받은 뒤 추후 채택 여부를 알려주기로 했다. 정 교수의 항소심을 맡은 고법 형사1-2부는 3명의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구성된 대등재판부다. 엄상필(53·23기)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고, 심담(52·24기) 부장판사가 주심을 맡는다.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첫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이승련(56·20기) 부장판사도 함께 심리에 참여한다. 정 교수의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이달 29일 열린다.
 
정 교수의 항소심 사건은 원래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에 배당됐으나 서울고법 사무분담에 따라 정 부장판사가 민사18부로 옮기면서 새로 구성된 대등재판부가 맡게 됐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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