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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가 수도이전 들쑤셔 집값 올랐잖나" 세금폭탄 세종의 분노

중앙일보 2021.03.15 18:00

세종 공동주택 공시지가 70% 인상

“더불어민주당이 수도를 세종으로 옮기겠다고 들쑤시는 바람에 집값이 올랐는데 인제 와서 세금폭탄을 던지는 거냐”
세종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70% 급등한 15일 오후 세종시 다정동에서 바라본 시내에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17개 시·도 중에서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70.68% 올라 상승률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세종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70% 급등한 15일 오후 세종시 다정동에서 바라본 시내에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17개 시·도 중에서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70.68% 올라 상승률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15일 정부가 세종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지난해보다 70% 올려 발표하자 주민들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세종시민 A씨는 “집값을 올린 게 누구인데 공시지가를 터무니없이 올리느냐”며 “하늘 높이 치솟는 전세가가 무서워 대출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겨우 집 한 채 장만했는데 빌린 대출이자에 재산세 부담까지 늘게 생겼다"고 햇다.  
 
세종시민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도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공시가격 급등 뉴스를 공유한 게시글에는 수십 개의 항의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 주민은 "집주인은 집 팔아서 세금 내고 다시 전세 살아야 할 판"이라며 "내가 집값 올려 달란 것도 아닌데, 내가 사는 집에서 쫓겨나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여당이 의도적으로 국회 이전 이슈를 띄우면서 투기 수요가 몰린 탓이 크다”며 “투기 세력도 아닌데 왜 1주택자들까지 부담을 떠안아야 하느냐”고 했다.
 

"재정난을 세금폭탄으로 해결하나"

세종시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재정난이 심해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동산 관련 세금을 크게 올리려는 것 같다"고 했다.
  
15일 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대비 70.68%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유리창에 아파트 매매 가격이 걸려있다. 뉴스1

15일 정부가 발표한 2021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대비 70.68%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세종시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유리창에 아파트 매매 가격이 걸려있다. 뉴스1

정부가 이날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70.68%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압도적인 상승률 1위로 2위인 서울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27.1%)의 2.6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소유주들의 보유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각종 공공 부담금이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공시가격 상승률(안)은 19.08%로 나타났다. 2006년(22.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해 상승률은 5.98%였다. 올해 시·도 별 상승률은 ▶세종(70.68%) ▶경기(23.96%) ▶대전(20.57%) ▶서울(19.91%) ▶부산(19.67%) 순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일정)'을 적용했다"며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국적으로 시세가 워낙 많이 올랐기에 공시가격도 예년보다 많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재산세 과세 표준은 공시가격의 60%, 공시가격은 시세의 약 70%"라고 덧붙였다.
 

집값보다 공시지가가 크게 상승

하지만 세종 등 전국 대다수 지역의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가격 상승률보다 훨씬 높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시·도 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세종(44.93%) ▶대전(18.14%) ▶경기(12.62%) 순으로 높았다.
 
2021년 전국 시도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안).  자료 국토교통부

2021년 전국 시도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안). 자료 국토교통부

세종 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 발언 이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가파르게 올랐다. 시내 부동산 업계는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에도 급매물이 늘어나는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지역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공시가격이 반영되는 종합부동산세 부담보다는 다주택자들이 거래하는 양도세 부담이 크다 보니 보유세가 올랐다고 해서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내놓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종은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 등 호재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쉽게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양도세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내 한 공인중개사도 "토지는 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도 없고 규제도 미미해 오히려 눈을 돌리는 투기 세력들이 많을 것"이라며 "공시가 상승으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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