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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발표회 날도 설전…김종인 "토론도 못해" 안철수 "옹고집"

중앙일보 2021.03.15 17:50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이날 16일 TV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양당 실무협상단은 이날 16일 TV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분열을 잉태할 후보”(오세훈) “토론도 못 하는 사람”(김종인) “옹고집, 어리석은 사람들”(안철수)

단일화 TV토론은 16일 오후 5시 30분 개최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14~15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인사들 사이에서 오간 말이다. 전날 국민의힘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 후보가 직접 통화해 비전발표회 개최에 합의하면서 갈등이 봉합되는 듯싶더니, 15일엔 다시 거친 설전이 벌어졌다.
 
포문을 연 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중앙선대위 첫 회의에서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작심한 듯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 여론조사 문항에 후보 소속 정당과 기호를 표기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 당은 오세훈 후보를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정했다”며 “이런 걸 무시하고 딴짓하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회의 뒤 취재진과 만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더 과감해졌다. 김 위원장은 “그렇게 자신이 없는 사람(안 후보)이 출마를 왜 하려고 하느냐. 토론도 못 하면서 어떻게 시장 노릇을 할 거냐”고 지적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서울동행 제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은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종택 기자

 
전날 “안 후보는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작심 비판한 오 후보도 거듭 견제구를 던졌다. 오 후보는 “안 후보로 단일화되고, 거기에 더해 당 외곽 유력 대선주자(윤석열 전 검찰총장)와 결합하면, 내년 대선은 야권 분열 상태에서 치러지는 최악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입장을 내고 “김 위원장 발언은 정말 모욕적이다. 저는 토론을 피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어디서 엉뚱한 소리를 듣고 엉뚱한 말씀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많은 야권 지지자가 김 위원장의 그런 옹고집과 감정적 발언에 한숨을 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같은 날 최고위 회의에선 “야권에는 안철수 단일후보를 막아야 본인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 측을 겨냥한 말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안 후보는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는 오 후보의 전날 발언에 대해서도 “놀랍고도 충격적이다. 단일화 상대에게 할 말이냐”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 후보는 “요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지지율이 좀 올라간다 싶으니까 3자 구도로 가겠다는 밑자락을 까는 것이냐”며 “단일화의 진정성은 갖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지난해 제가 정치생명을 걸고 문재인 정부와 맞서 싸울 때 어디 계셨는지도 모르는 분이 저보고 야권 분열의 중심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 오종택 기자·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왼쪽부터). 오종택 기자·뉴스1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15일 문화일보-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양측에 묘한 긴장감을 더했다. 이날 조사에서 가상 3자대결 지지율은 오세훈(35.6%), 박영선(33.3%), 안철수(25.1%) 순이었다. 3자 대결에서 야권 후보가 선두로 조사된 건 처음이다. 양자 대결에선 두 후보 모두 박 후보를 17.0% 포인트 이상 앞섰다. 단일 후보 대결에선 오 후보 39.3%, 안 후보 32.8%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야권 내부에선 “이러다가 단일화가 엎어질 것 같다”(국민의힘 초선 의원)는 우려까지 나왔다.
 
15일 오세훈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 힘 서울시장 후보가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가진 가운데 행사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15일 오세훈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 힘 서울시장 후보가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가진 가운데 행사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오종택 기자

 
갈등 격화를 넘어서, 단일화 무산에 대한 우려까지 흘러나오자 두 후보는 한발 물러났다. 이날 오후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오 후보는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는) 표현이 직설적이었던 것 같다. 안 후보님, 죄송하다. 사과를 드린다”고 진화에 나섰다. 안 후보도 “(오 후보의) 말을 들으니 제 생각이 기우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양측 실무단은 이날 오후 4차 협상을 끝내고 “16일 오후 5시 30분부터 채널A 주관으로 80분간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토론은 한 번만 하기로 합의했다. 여론조사(17~18일 예정)는 업체 두 곳을 선정해 조사하기로 했지만, 핵심 쟁점인 여론조사 문항을 놓고는 16일 오후 1시부터 재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협상 데드라인이 16일인 점을 고려하면, 순탄한 단일화를 장담할 순 없다는 게 양측의 반응이다. 한 실무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론조사 문항 등 민감한 사안은 확정된 게 없다”며 “TV 토론과 별개로 16일 협상이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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