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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4차 유행 이미 시작됐다" 봄철에도 확진 느는 이유

중앙일보 2021.03.14 18:40
연휴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간 추가로 연장했다. 뉴스1

연휴인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쇼핑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날부터 14일까지 2주간 추가로 연장했다. 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쉬운 겨울철을 지나 봄철에 접어들었는데도 확진자 수는 오히려 늘고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단계까 느슨해지면서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한다. “이미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459명이다. 전날(490명)보다 31명 줄었지만 지난 9일(446명)이후 엿새째 4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다. 지난주 일일 평균 신규 환자 수는 428.3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에 든다. 직전 주(371.7명)와 비교하면 56.6명(약 15%) 증가한 수치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방역 관리가 취약한 다양한 일상 속에서 지속해서 유행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8주간 300~400명대를 유지하던 3차 유행이 다시 확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가 쉬운 겨울이 끝나고 봄에 접어들었는데도 확진자 수가 줄지 않는 이유는 뭘까. 최근 코로나19 확산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지만, 사람들의 이동량이 늘어났다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휴대전화 이동량 변동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화요일인 지난 9일 이동량은 수도권 1795만 건, 비수도권 1451만 건, 전국은 3246만 건이다. 휴대전화 이동량 통계는 한 이동통신사 이용자가 실제 거주하는 시군구 외에 다른 시군구를 방문해 30분 이상 체류한 경우를 이동 건수로 집계한 것이다. 지난 9일의 전국 이동량 3246만 건은 이전 주 화요일인 2월 23일 대비 6.0%(183만 건) 증가한 수치다. 거리두기 상향 직전 화요일인 지난해 11월 17일의 3340만건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사람들의 이동량이 거리두기 이전과 비슷할 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손영래 중수본 반장은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영업시간 연장 등 방역조치를 일부 완화한 결과로 각종 모임과 다중이용시설 이용 등 이동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개학과 봄맞이 등 이동량 증가요인이 앞으로도 많은 점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차 유행 정점을 지나면서 떨어지다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라며 “이미 4차 유행이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사람들의 활동량이 늘어나고, 식당ㆍ카페ㆍ유흥주점 등 방역조치를 완화한 곳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방역조치의 방향성을 못 잡고 있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편안 적용할 상황이 아니라 기존 5단계에서 단계를 올려야 할때인데 안 올리고 있다. 한쪽에선 일촉즉발 위험하다라면서 다른 한쪽에선 영업시간 연장하고 있다”라며 “방역의 절반은 소통인데, 메시지가 오락가락하니 국민 입장에선 피로감이 더 커진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김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가 중요한 확산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봄이 되면서 방역에 유리해지긴 했다. 사람들이 실내보다 실외로 나가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바이러스 생존 기간도 줄어든다”라면서도 “환경적 요인은 유리해지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늘어난다는 점에서는 불리해졌다. 전염력이 50~70%로 빨라졌다. 정부가 발표한 건 빙산의 일각일 수 있으며, 지역사회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라고 분석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거리두기 5단계를 만들어만 놓고 지키지 않았다. 가장 센 단계를 해야 할 때 하지 않고 적당히 응용해서 ‘5인 이상 모임금지’로 버텼다. 그러다보니 사회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 바이러스가 퍼지는걸 막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수도권 방역 조치를 완화한게 패착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날씨가 따뜻해져서 바이러스 확산이 줄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라며 이달 말쯤 3차 유행이 끝난다해도 300~400명 선이 이어진다면 그 다음 터질땐 유행 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다“라고 경계했다.  
이에스더ㆍ황수연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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