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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열아 괜찮냐?""제 걱정 마세요"…윤석열 부자의 대화법

중앙일보 2021.03.14 05:00

“석열아 괜찮냐?”

“아버지, 신경쓰지 마세요. 제 걱정은 마세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전한 ‘윤기중·윤석열’ 부자(父子)간 통화내용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버지 윤기중(90) 연세대 명예교수와 친분이 있는 윤 전 장관은 12일 중앙일보에 “윤 교수가 아들 얘기는 잘 안 한다. 그나마 ‘추미애-윤석열’ 충돌 때인 지난해 봄 ‘아드님 걱정 안 되냐’고 만나서 물으니 이런 말을 들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가 아들과의 대화를 저렇게 전하니 더 물어보기가 어려웠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하면서 정치권에선 그의 부친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다. 부친과의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윤여준 전 장관이 윤석열의 정치 멘토가 아니냐”(유인태 전 의원)는 말도 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1931년생으로 공주 농고와 연세대 경제학과, 일본 히토쓰바시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윤 교수는 1997년까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를 맡으면서 통계학회·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겸임했다. 윤 교수를 잘 아는 이들은 “윤석열 전 총장의 강골 기질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말한다. 윤 교수 제자인 김인규 한림대 교수는 통화에서 “윤 교수는 박사 학위가 없다”며 관련 일화를 들려줬다.
 
“윤 교수님이 임용될 때엔 석사 학위만으로도 교수를 할 수 있던 시절입니다. 그 당시 구제 박사(논문 박사) 제도가 있었는데 간단한 논문을 쓰면 학위를 주는 식이었죠. 너 나 할 것 없이 이를 통해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윤 교수님은 거부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학위를 받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거였죠. 이런 기질을 아들(윤석열)이 물려받지 않았나 싶어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연세대 홈페이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연세대 홈페이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윤 교수 연락처를 수소문하면서 “식사라도 대접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 내에서 직접 윤 교수와 인연이 있는 이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정도다. 김 위원장은 “내가 서강대 교수 시절 가끔 만나던 사이”라고 했다.
 
이런 '윤석열 열공' 분위기를 놓고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사임하자 바로 페이스북에 “고향 친구 윤석열과 함께,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썼다. 윤 전 총장은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 고향이 충남 논산으로 정 의원(충남 공주) 지역구와 가깝다.
 
반면 신중론도 있다. 같은 당 김무성 전 대표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을 야권 주자로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당이 조급하게 달려들면 안 된다”며 조언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TK(대구·경북) 분위기는 또 달랐다. 대구시당위원장인 곽상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재임시절 했던 보수인사 관련 수사를 거론하면서 “그가 수사를 하면서 민주당측과 모종의 거래를 하지 않았는지 스스로가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경록 기자

 
◇尹의 다른 가족은=윤 전 총장의 모친 최정자씨는 이화여대 교수였다. 결혼하면서 사직했다고 한다. 여동생으로는 윤신원씨가 있다. 부인 김건희씨와는 대검 중수부 1과장시절이던 2012년 3월 결혼했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는 아저씨로 지내다 스님 소개로 연을 맺었다. 남편이 가진 돈이 없어 내가 아니면 결혼을 못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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