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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대학동아리도 랜선으로…총학생회 절반 이상 '무산'

중앙일보 2021.03.13 11:00

뉴노멀 캠퍼스③ 코로나 학번의 달라진 학교 활동

건국대 합창단 동아리는 지난 1일 유튜브에 2월 한 달 간 준비한 온라인 합창곡 '에레스투'를 올렸다. 유튜브 화면 캡처

건국대 합창단 동아리는 지난 1일 유튜브에 2월 한 달 간 준비한 온라인 합창곡 '에레스투'를 올렸다. 유튜브 화면 캡처

“바~람~아, 내 마음을 전해다~오.”
 
바둑판처럼 나뉜 컴퓨터 화면 가운데에 지휘자와 피아노 반주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어 15명의 합창단원의 모습이 화면을 차례로 메우고, 목소리가 화음을 이루며 울려 퍼진다. 지난 1일 건국대 합창단이 유튜브에 올린 3분 28초짜리 ‘온라인 합창’ 영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연습을 할 수 없게 된 합창단은 지난 한 달간 ‘랜선 연습’을 했다. 각자 노래를 부른 뒤 영상을 찍어 지휘자에게 점검받고, 이후 각각 음원을 녹음해 한 곡으로 합성했다. 우지승 건국대 합창단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동아리 활동을 거의 못했고, 동아리실은 폐쇄돼 곰팡이가 핀 상태”라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활동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온라인 합창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동아리연합회 학생들이 가상공간을 활용한 동아리 신입생 모집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동아리연합회 학생들이 가상공간을 활용한 동아리 신입생 모집을 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로 캠퍼스 낭만 사라진 대학

코로나19 장기화로 ‘캠퍼스의 낭만’ ‘대학생활의 꽃’이라 불리는 동아리‧학생회 등 학생 활동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대부분 소수로 모임을 갖거나 랜선으로 동아리 활동을 이어갔다.
 
코로나19 2년 차가 되면서 잠자던 대학 동아리들이 랜선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희대 토론동아리 ‘이감’도 그중 하나다. 지난 8일 오후 7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에 대학생 8명이 속속 접속했다. 학생들은 ‘고교학점제 도입’을 두고 찬성과 반대로 팀을 나눠 약 1시간 동안 화상 토론을 벌였다. “대입 경쟁 완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찬성 측과 “대입 변별력 확보가 어려워 학생 부담만 늘 수 있다”는 반대 측이 팽팽히 맞섰다. 한지예 경희대 토론동아리 회장(응용영어통번역학과 3학년)은 “재작년까진 매주 모여 토론을 벌였지만,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모임을 시작했다. 학생들도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대는 3월 15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동아리 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고려대는 3월 15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동아리 박람회를 열기로 했다.

동아리 부원을 모집하는 풍경도 바뀌고 있다. 성균관대 동아리연합회는 2월 말부터 3주간 인스타그램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학생회관에 있는 동아리방의 사진과 함께 활동 내용을 간단히 안내하는 방식이었다. 고려대‧경희대‧중앙대도 온라인 박람회를 통해 동아리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공대현 성균관대 동아리연합회장(통계학과 4학년)은 “지난해 1‧2학기 모두 홍보부스를 설치하려고 준비하다 코로나19로 다 취소됐다”며 “온라인 홍보 외에도 동아리 활동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학 11곳 총학 구성 못 해 비대위 체제

총학생회도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다. 서울지역 주요 대학 20곳 중 11곳이 투표율 미달이나 후보자 사퇴 등의 이유로 지난해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됐다. 고려대‧국민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한양대‧한국외대 등이 총학을 구성하지 못해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유지 중이거나 지난해 총학 임기를 임시로 연장했다. 이중 서울대‧한양대는 보궐선거를 진행 중이고, 한국외대는 3~4월 중 재선거를 할 예정이다. 고려대는 3차 선거까지 무산돼 올해 비대위 체제를 이어가기로 했다. 강보라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은 “코로나19로 학생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학생들의 관심은 적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등록금 반환이나 비대면 수업의 질 향상 등 학생들의 의견이 대학 정책에 반영되게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청년하다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반환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 대학생 코로나19 대책 마련 및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청년하다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반환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에서 대학생 코로나19 대책 마련 및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생 활동이 위축되면서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군대‧재수로 탈출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올해 재수학원에 다니는 이모(20)씨는 “입시 지옥을 견디고 대학에 진학했는데, 수업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동기나 선‧후배를 만나지도 못해 재미를 못 느끼는 친구들이 많다”며 “군대에 갈까도 고민했지만, 한 해 더 대입을 준비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재수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입영하는 공군 모집병 1534명 모집에 1만1244명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 7.3대 1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뤄진 3월 입영 예정 모집병에도 1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7.1대 1을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이 기록을 경신했다.

뉴노멀 캠퍼스

전민희‧남궁민 기자, 곽민재 인턴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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