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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부동산 적폐 청산”…변창흠 사의 수용

중앙선데이 2021.03.13 00:02 727호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경찰대학에서 열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LH 직원 등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역량을 검증받는 첫 시험대”라며 “우리 사회의 공정을 해치고 공직사회를 부패시키는 투기 행위를 반드시 잡아달라”고 말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경찰대학에서 열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LH 직원 등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역량을 검증받는 첫 시험대”라며 “우리 사회의 공정을 해치고 공직사회를 부패시키는 투기 행위를 반드시 잡아달라”고 말했다. [뉴시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 등과 관련해 사퇴 압력을 받아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임명된 지 74일 만이자 지난 2일 LH 투기 의혹이 처음 폭로된 지 열흘 만이다. 경찰이 100명 이상의 투기 의심자를 수사 대상에 올리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나선 가운데 LH 고위 간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관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사실상 경질, 교체는 입법 후로

국수본, 투기 의혹 100여 명 수사
LH 전 본부장, 극단적 선택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변 장관이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의 사의 표명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정 수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2·4 부동산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 주도형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한 입법의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되 부동산 관련 법안이 어느 정도 갖춰질 때까지로 시한을 정한 ‘한시적 유예’라는 의미다.
 
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는 ‘사의 표명을 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없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국토위 회의가 끝난 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변 장관 교체 시기에 대해 “현재 공급 대책과 관련해 입법 작업이 진행 중이고 일정도 대체로 공개돼 있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교체 시기를 이달 말~다음달 초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 말 공급 대책 관련 입법이 완료되면 다음달 초 주택 공급 확대와 관련해 우수 후보지 선정과 신규 택지 관련 일정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LH 땅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자체적으로 수집한 첩보 등을 바탕으로 100명이 넘는 부동산 투기 의심자를 수사 대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1일 정부 합동조사단으로부터 신도시 개발 지역에서 토지를 거래한 것으로 확인된 LH 직원 20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받은 데 이어 자체 인지 수사 등을 통해 수사 대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벽에 붙은 LH 해체와 변창흠 장관 사퇴 촉구 손팻말. [연합뉴스]

지난 11일 정부서울청사 벽에 붙은 LH 해체와 변창흠 장관 사퇴 촉구 손팻말. [연합뉴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경찰이 내사·수사 중인 사건은 총 16건이며 투기 의심자로 추정되는 인원은 100명이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LH 직원뿐 아니라 공직자와 민간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투기 의심자가 친인척이나 차명으로 부동산 투기를 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LH 투기 의혹 1차 조사는 시작일 뿐이며 지금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투기 전모를 드러내야 한다”며 “공직자와 LH 임직원뿐 아니라 가족과 친인척에 대해서도 차명 거래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을 만큼 명운을 걸고 끝까지 수사해야 한다”며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 이번 일을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LH 고위 간부가 이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A씨(56)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던 시민이 발견했다. A씨는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강태화·심새롬·이가람·김다영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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