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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마저 제쳤다…쿠팡, 뉴욕 데뷔하자마자 시총2위

중앙일보 2021.03.12 16:14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해 전광판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쿠팡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기념해 전광판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와 이마트가 협력관계를 맺고 이미 ‘반(反) 쿠팡연대’를 형성했고, 온라인 식품 쇼핑몰인 마켓컬리는 12일 미 증시 상장 방침을 내놨다. 
 
쿠팡 주가는 상장 첫 날인 11일(미 현지시간) 공모가(35달러)보다 40.7% 급등한 49.25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겨 기업가치가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약 489조원·11일 기준)에 이어 단숨에 두 번째 규모가 됐다. 당초 공모가 기준으로 기업가치가 72조원가량 돼 SK하이닉스(약 99조원) 밑이었지만 상장 하루 만에 제쳤다.
 
국내 이커머스 강자인 네이버(61조원)나 카카오(40조원) 시가총액보다 많은 것은 물론, 이마트(4조9000억원), 롯데쇼핑(3조5000억원) 등은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상장으로 단번에 5조 실탄(신주 공모)을 장전한 쿠팡의 다음 행보에 경쟁자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범석, "한국서 공격적 투자 지속"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화상회의 캡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화상회의 캡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상장 직후 현지 특파원의 화상 간담회에서 쿠팡의 향후 계획을 언급했다. 김 의장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뉴욕증시 상장을 선택했다”면서 “다만 여기서 얻은 자금은 일단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했듯이 앞으로도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는데 계속 투자를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의장의 간담회에 배석한 박대준 대표는 “앞으로 5년간 5만명을 추가 고용하고, 전국 물류망을 최적화해 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쿠팡은 상장 신고서에도 향후 몇 년간 국내 7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데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수도권처럼 부산, 제주에서도 로켓배송이 균일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지방은 물류 인프라 부족으로 수도권만큼 빠른 배송이 되지 않고 있다. 
 
김 의장은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 질문엔 “K커머스를 수출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당분간은 국내 시장과 고객에 전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커머스(소매) 시장은 530조원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고 이커머스 시장도 현재 5위 규모”라며“세계 10대 이커머스 시장 중 유일하게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장악하지 않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이커머스뿐 아니라 유통 전체 시장을 무대로 삼겠다는 포석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쿠팡은 상장 신고서에도 향후 진출 가능한 시장으로 유통, 요식업, 여행업, 광고업 등을 제시했다. 
 

네이버·이베이, '反 쿠팡' 연대 모색 중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사업자별 거래액.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사업자별 거래액.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이 네이버 30조원, 쿠팡 22조원,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 20조원으로 3강 구도다. 이들 3사가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 4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커머스 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네이버, 쿠팡 간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 인수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이마트와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 협약식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해 CJ그룹과 6000억원대 지분 교환 제휴를 맺은데 이어서다. 업계는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을 통해 약점인 배송·물류망을 보완하고, 이마트를 통해 신선식품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회사가 제휴로 시너지를 얻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반 쿠팡연대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또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인 이베이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이커머스 판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베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일은 오는 16일로 정해졌다. 신세계, 롯데,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와 카카오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로선 이베이의 온라인 플랫폼과 충성 고객을 끌어올 수 있어 매력적이다.
 

티몬·컬리, '실탄' 마련 위해 상장 서둘러    

국내 E커머스 시장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E커머스 시장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커머스 군소 업체들도 살아남기 위해 상장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티몬이 지난달 305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 증시 입성을 본격화한 가운데 마켓컬리도 연내 증시 상장 계획을 밝혔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12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내 상장을 위한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고, WSJ은 "마켓컬리도 쿠팡처럼 올해 중 미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마켓컬리가 약 8억8000만 달러(1조원) 가치를 가진 업체라고 소개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국과 미국 증시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쿠팡 상장, 이베이코리아 매각, 네이버·이마트 협력 등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우리도 이 틈에서 살아남으려면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경쟁력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쿠팡 상장으로 국내, 해외에서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상향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 이커머스는 금융, 컨텐츠(온라인동영상, 웹툰), 모빌리티 등과 결합하며 확장 가능성이 커 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민정·이병준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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