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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1위 카카오T의 경고 "우버·타다, 돈 내고 콜 받아라"

중앙일보 2021.03.12 05:00 경제 4면 지면보기
국내 대표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가 경쟁 택시호출 서비스에 플랫폼 진입 문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타다·마카롱택시·우버 등 카카오T와 경쟁하는 서비스들이 운영하는 브랜드(가맹) 택시 기사들이 무료로 카카오T 콜을 받아 영업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카카오모빌리티, 업무제휴 제안
수수료 내고 일반 호출 받는 방식
앱 가입자 2800만…거부 힘들 듯

 

무슨 일이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서비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서비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VCNC(타다), 우버코리아테크놀로지(우버), KST모빌리티(마카롱택시), 코나투스(반반택시 그린) 등 국내 가맹택시 주요 사업자에게 업무 제휴를 제안했다. 각 회사 가맹택시가 카카오T에서 주는 일반 호출을 받으려면 제휴를 맺고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다른 가맹 택시가 카카오T에서 모아 주는 일반 콜을 받아 운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론 정식으로 사업자 간 제휴 방식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사진 우버코리아]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사진 우버코리아]

국내 모빌리티 1위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가 본격적으로 힘을 과시하고 나섰다. 타다 라이트를 운영 중인 쏘카·VCNC와 다음 달 합작법인을 세워 '우티'를 선보일 우버·티맵모빌리티(SK텔레콤 자회사) 등 잠재적 경쟁자에게 시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았다는 평가다.
 
2015년 카카오택시로 출발한 카카오T는 택시기사와 승객 사이에서 독보적인 중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앱 이용자의 호출을 택시 기사에게 무료로 뿌려준 덕분에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택시기사 회원 23만명, 앱 가입자는 2800만명이다. 타다·마카롱택시·우버 등이 이번 제안을 거부할 경우 2800만명의 호출을 놓치게 된다.
 

택시 콜 시장 어떻길래  

전국 가맹택시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국 가맹택시 현황.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가맹택시는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처럼 본점이 브랜드와 경영노하우를 지원해주고 각 점주에게 가맹금을 받는 사업이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사실상 택시 외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를 금지하자 가맹택시는 모빌리티 업계의 대표적인 사업모델이 됐다. 택시이지만 플랫폼과 결합해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지난 1월 25일 기준 전국 가맹택시는 3만 539대다. 사업자 수는 8곳. 문제는 카카오T가 이미 일반 호출 중개 시장을 장악한 상태에서 후발 가맹서비스사업자가 택시기사에게 뿌려줄 수 있는 콜 건수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택시기사들은 가맹서비스 앱과  카카오T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한 가맹택시 운영사 대표는 “우리는 우리 콜만 하라고 기사에게 얘기하지만, 외부에 나가 있는 기사가 여러 개 휴대전화로 복수의 호출을 받는 것을 통제하기 어렵다”며 "특히 법인택시 기사는 월 400만~500만원에 달하는 기준금을 채워야 월급이 제대로 나오기 때문에 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왜?

이대로 두면 플랫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① 혼란 :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승객 사용자가 카카오T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는데 우버나 타다가 오면 이용자가 혼란스러워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파리바게뜨 간판 열고 들어갔는데 뚜레쥬르 빵을 파는 것과 같다는 것.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일부 택시 기사는 자기 회사 가맹 홍보 판촉물을 승객에게 주고 다음엔 자기네 서비스 이용하라고 홍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②불편 : 택시기사가 카카오T에서 호출을 받은 다음 자기 플랫폼에서 호출이 올 경우 카카오T 호출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다. 가맹 플랫폼 콜을 우선 소화해야해서다. 
 

업계 반응은.

VCNC는 28일 가맹택시 서비스 타다 라이트를 선보였다. [사진 VCNC]

VCNC는 28일 가맹택시 서비스 타다 라이트를 선보였다. [사진 VCNC]

 
업계에선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 많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를 하면서 자체 가맹택시 카카오T블루(1만6000대)를 운영하는 점에 대해선 불만이 큰 상태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치면 오픈마켓(일반택시)상품과 자체 PB상품(가맹택시)을 섞어 놓은 구조. 이로 인해 택시 기사들 사이에선 콜을 차별적으로 배분한다는 불만도 계속 나오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파워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만든 경기도 공정국은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콜을 카카오T블루에 몰아준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한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는 “금액, 호출 수락 금지 방안 등 구체적 내용이 나온 것은 아니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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