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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만난 조성욱 “디지털 갑을관계 바로잡겠다”

중앙일보 2021.03.12 00:04 경제 3면 지면보기
플랫폼 공정화법을 추진 중인 조성욱 공정위장이 11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플랫폼 공정화법을 추진 중인 조성욱 공정위장이 11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 갑을관계 규율을 바로잡는 초심을 되새기겠다.”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와 간담회
IT업계 “디지털경제 퇴행” 반발에도
플랫폼 규제강화법 계속 추진 의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11일 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업체와 가진 간담회에서 한 얘기다. 공정위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 업체 ‘갑질’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여 왔다. 이날 발언은 정보기술(IT) 업계의 반발에도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이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춰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 위원장은 이날 “소비자·중소사업자·소상공인 등 경제주체가 플랫폼에 더 많은 부분을 의존하며 ‘디지털 갑을관계’에 놓일 우려가 늘었다”며 “공정위는 기존 법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입법 과정에서 플랫폼 사업자뿐 아니라 중소사업자·소상공인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시점이 묘했다. 공정위는 간담회 불과 나흘 전인 7일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은 소비자 피해에 대한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가 결제·대금 수령·환불 등의 업무를 하며 고의·과실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 입점업체와 배상 책임을 함께 지도록 했다. 또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에서 거래하다 분쟁이 발생하면 중개업체가 판매자 신원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IT업계의 반발은 거셌다. 개정안 발표 직후 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공동입장문을 내고 “디지털 경제를 퇴행시키고 소비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전가하는 시대착오적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입점업체부터 만나 힘을 실어줬다. 여기엔 플랫폼 입점업체가 피부로 느끼는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온라인 플랫폼 사용 기업 978곳을 상대로 설문조사해 1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66.1%는 ‘수수료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수수료가 적정하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응답이 73.9%나 될 정도로 플랫폼 의존도가 높다. 온라인 플랫폼 이용 중 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47.1%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은 “플랫폼 기업이 막강한 자금력과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며 “입점업체 상품을 들러리 세워 자사 자체브랜드(PB) 상품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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