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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동·통리의 풀뿌리민주주의, 주민자치회법 제정에서 시작"

중앙일보 2021.03.11 14:09
9일 화요일 광주광역시의회 5층 예산결산 특별위원회실에서 주민자치회법 제정의 필요성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광주광역시의회가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는 임미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이 좌장을,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이 발제에 나섰으며, 김일융 광주광역시 자치행정국장, 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수석연구원,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정원 전 광주시민참여예산 위원장, 이칠성 광주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사무총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한국주민자치중앙회에서 설계한 ‘주민자치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국회의원의 대표발의가 있은 직후 열리는 만큼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다. 임미란 의원의 토론회 참석자 소개에 이어 전상직 대표회장의 발제가 진행되었다.  
 
전 회장은 “주민자치는 마을주민생활 공동체적 운영이 필요한데 이를 국가나 지자체가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부가 추진 중인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은 주민자치회 운영과 관련해 예산지원, 권한, 주민 및 지역 대표성 등 법적 근거가 전무한 상황인데, 제대로 된 법안 입법을 통해 풀뿌리민주주의의 최소 단위인 읍면동 및 통리 주민자치회의 대표성과 입법예산인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민자치회의 권리 및 행위 능력을 강조했다.
 
“주민자치는 시군구보다 읍면동 및 통리와 관련이 있다. 읍면동이 지역사회를 위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회가 반드시 필요한데, 지방정부는 행정적 차원의 일을 하고 주민자치회가 마을의 일, 다시 말해 사회적 임무를 담당해야 한다”고 밝힌 전 회장은 “정치적으로 볼 때 분권의 문제이며, 주민 개인에게 주민자치회의 회원이 되어 주민자치회를 만들 권한과 주민총회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기초단위 민주주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더불어 “기존에 국회에 발의된 여러 가지 주민자치회법안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이 중 한병도, 김영배 의원이 발의한 주민자치회법안은 주민자치회가 지방정부에 종속되도록 만드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자치가 아니라 관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뒤 “한국주민자치중앙회에서 약 4년에 거쳐 300여 명의 학자들과 함께 설계한 주민자치회법안이 8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총 46명의 국회의원이 법안발의에 참여해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에는 여야 구분이 없는 시대적 소명임을 증명해 주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는 기대감을 피력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전 회장의 발제문의 핵심은 30여 년 동안 지방자치제도를 실시했음에도 지방분권에 맞는 실질적 주민자치 실현과 활성화를 위한 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에서 주민자치회법 제정의 당위성과 민주적 운영 방식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발제에 이어 패널들의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의민주주의의 한계 극복 및 진정한 실현을 위한 지방분권, 자치분권의 완성판이 주민자치회라고 본다. 실제적인 생활자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민주시민의식이 함양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 의욕이 고취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발제의 핵심사항인 주민자치회는 지역의 모든 주민들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야 하며, 회원은 그 지역 모든 주민으로 한다는 인식도 심어져야 적극적인 주민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적 절차와 방식으로 주민자치회가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라고 주장했다.
 
김일융 광주광역시 자치행정국장은 “주민자치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분야로 구조적이나 인식적 차원에서 현실상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주민자치에 있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정치성 아닐까 싶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헌신해 민주적으로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정치적 지도자로 성장하는 주민 정치가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형태와 방식적 문제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행정 부문에서는 ▲주민자치 활성화 제도적 기반 강화 ▲주민자치회 내실 운영 및 조기 안착 ▲주민자치 역량강화 추진 ▲우수사례 발굴·확산 및 주민참여 활성화 등 4대 전략에 입각해 충실히 지원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의민주주의 차원에 입각해 읍면동을 운영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생활 속에 숨쉬는 직접민주주의가 실현돼야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것 아닌가? 지방자치 패러다임이이 주민중심, 지방분권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다양한 지역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민주적 참여의식 고양이 필요하다. 주민자치회의 도입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하지만 주민자치에 있어서 ‘읍면’과는 달리 도시의 ‘동’ 단위는 과연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 가능할지 더 고민해야 하겠다. 다양한 농촌과 도시 생활, 해외 사례를 통해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 후 (왼쪽부터)임미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이화영 광주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이칠성 광주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사무총장이 함께 했다.

토론회 후 (왼쪽부터)임미란 광주광역시의회 의원, 이화영 광주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상임회장,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대표회장, 이칠성 광주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사무총장이 함께 했다.

 
김정원 전 광주시민참여예산 위원장은 “진정한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주민자치회법 제정이 필요하지만 자칫 법률제정으로 주민자치가 획일화되고 경직될 우려도 있다. 그러므로 주민자치 법제화는 그 범위와 목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꼬집으며 “제도적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의식이다. 또한, 주민자치회 구성에 있어 공개성과 투명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특정이익집단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주민자치회를 지원하며 파트너 관계를 가져야 할 행정의 협력 마인드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칠성 광주광역시 주민자치원로회의 사무총장은 “행정안전부의 주민자치회 시범사업은 2013년 시작되었지만 어떤 분석과 평가도  없이 그저 시범실시만 해오고 있다. 주민자치회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그동안의 시범사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우려가 있기에 비록 시행착오와 문제점이 노출된 사업일지라도 오랜 기간 축적된 사례와 경험을 계승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주민자치 실질화를 위한 지방자치와 주민자치의 줄탁동시(啐啄同時)는 제도 설계와 합리적 운용의 주민주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좌장을 맡은 임미란 의원은 “제대로 된 주민자치회 운영을 위해서는 민주적이고 현실적인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주민의식이 우선돼야 한다”며 “주민 스스로 주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주민자치회 준비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에 노력할 것이며, 마을 주민 스스로가 자율적,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주민자치회법안을 통해 진정한 주민자치로 가는 초석이 마련되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토론회를 마무리 지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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