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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직자 투기 용납 못 해"…웃음기 싹 사라진 당청간담회

중앙일보 2021.03.10 14:21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개발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이나 공직자가 관련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으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 18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문제로 국민들의 분노가 매우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직접 관련 사안의 심각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번 사태의 해결책의 일환으로 이해충돌방지법 마련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가 아예 오이밭에서 신발을 만지지 않도록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제도까지 공감대를 넓혀주기 바란다”며 “이번 사건을 구조적인 문제로 접근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직자 지위를 남용한 사익 추구를 막는 내용의 이해충돌방지법은 2013년 제출됐지만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이 자신을 규율하는 법제정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문 대통령이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을 요청한 배경은 LH 사태가 국정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 대통령은 “공직자의 부정한 투기행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투기 이익을 철저히 막는 등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제도 마련에 국회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며 “‘김영란법’이 부정한 청탁문화를 깨뜨리는 계기가 됐듯 이번에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제도적으로 마련한다면, 분노를 넘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건에 흔들리지 않고 2ㆍ4 부동산 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진행해 부동산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국민께서 2ㆍ4 부동산대책을 신뢰할 수 있도록 후속 입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당정 협력을 강화해줄 것을 특별히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LH 사태에 대한 대응책이 주가 된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19일 이 전 대표 등 여당 지도부 간담회에 비해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농담을 건네며 참석자들의 웃음을 유도했지만, 이날은 농담도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또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ㆍ정ㆍ청이라고 자부한다”, “이런 안정적 모습을 보여줄 때가 없었다”는 등의 자화자찬성 발언도 사라졌다. 물론 "예산과 입법 활동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말도 했지만 그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문 대통령은 대신 공개 발언의 대부분을 당에 대한 당부에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4차 재난지원금을 어려운 국민들께 제때 지원하기 위해 추경 처리에 속도를 내주셨으면 한다”며 “3월 중에는 지원을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실보상제, 이익협력공유제, 사회적연대기금 법제화 등 코로나 위기를 포용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상생연대 3법’ 같은 민생 법안과 함께 경제 활력과 규제혁신 법안 처리에도 힘을 써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상생연대 3법은 각각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세우는 법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이 전 대표 앞에서는 “상생연대 3법”을 언급하면서도 구체적 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의 당부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2월에 이어 3월 국회에서도 코로나로 어려운 민생을 회복하고 선도경제 도약의 발판이 될 입법과제 처리에 힘쓰고 있다. 특히 추경안 처리가 최우선 과제”라며 문 대통령이 지시한 입법과제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조속한 처리를 약속했다.
 
LH 사태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이 대단히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공직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부패를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도로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와 협의해 공직사회의 투기와 부패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종합적 입법을 서두르겠다”고 답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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