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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1년…'늑장 선언' 지적에 회원국 탓 한 WHO

중앙일보 2021.03.09 15:03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신화=연합뉴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신화=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선언 1년을 맞아 국제보건기구(WHO)가 '늑장 선언 책임론'을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WHO가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위기를 키웠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되자 "사전 경고를 충분히 했다"며 일부 회원국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1월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각국이 주의깊게 들었어야"
'백신 여권' 추진에는 "반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해 1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는 국제법상 최고 수준의 경보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WHO가 PHEIC을 선언하며 각국에 대응 지침을 제공했지만 일부 국가가 느리게 대응했고, 환자가 급증하면서 결국 지난해 3월 11일 팬데믹을 선언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WHO가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좀 더 일찍 사용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도 "우리가 더 크게 소리를 질러야 했을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보청기가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WHO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초기에 코로나19에 대응하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한편 WHO는 이날 유럽연합(EU) 등 각국에서 추진 중인 '코로나19 백신 여권' 사용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백신 여권은 각국에 통용되는 백신 접종 증명서를 만들어 여행 등 이동의 자유를 주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7일 '디지털 백신 여권 발급' 법안을 유럽의회에 제출하고 시스템 구축을 3개월 내로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스와 스페인 같은 관광 국가들이 백신 여권 도입에 적극적이며, 아이슬란드는 지난 1월부터 백신 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WHO는 백신의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할지 확실치 않고, 전 세계적으로 접종도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마이클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브리핑에서 "백신 인증을 활용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윤리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며 "WHO는 일단 이에 반대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 "특정한 이유로 백신 접종을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백신 여권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평할 수 있다"며 불공정성 문제를 반대 이유로 들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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