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뮤지컬은 되고 콘서트는 100명 미만? 대중음악계 잔혹사

중앙일보 2021.03.09 14:29
오는 12~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 '선'의 포스터. 가수 폴킴이 출연하지만 클래식 공연을 더해 ‘크로스오버’ 무대로 진행된다. [사진 세종문화회관]

오는 12~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 '선'의 포스터. 가수 폴킴이 출연하지만 클래식 공연을 더해 ‘크로스오버’ 무대로 진행된다. [사진 세종문화회관]

대중가수 콘서트를 ‘공연’이 아닌 ‘집합ㆍ모임ㆍ행사’로 분류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대중음악계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현재 서울ㆍ수도권 지역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공연’은 좌석 한 칸 띄어앉기 방식만 지키면 대규모로도 열 수 있지만, ‘집합ㆍ모임ㆍ행사’는 집합 인원 100명 미만 규모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몬스타엑스ㆍ엔하이픈 공연 직전 취소
폴킴 콘서트는 ‘크로스오버’로 장르 변경

이런 지침은 지난해 11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이 5단계로 개편되면서 마련됐다. 이후 2.5단계의 ‘두 칸 띄어앉기’ 등에 대해 공연계에서 개선 요구 목소리가 불거지자 지난 2월부터는  ‘한 칸 띄어앉기’(2.5단계), ‘동반자 외 한 칸 띄어앉기’(2단계) 등 완화 조치가 시행 중이다. 하지만 대중가수 콘서트를 ‘집합ㆍ모임ㆍ행사’로 구분해 인원 제한을 하는 지침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더욱이 3월초로 예정됐던 정부의 거리두기 체계 개편이 3월 중순으로 미뤄지면서 대중음악 공연의 ‘셧다운’ 상태가 기약없이 연장되는 형국이다.
 
지난달 15일부터 영화관ㆍ공연장은 거리두기 2단계에서 ‘좌석 한 칸 띄우기’로 운영이 가능해졌다. 대중음악계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5일부터 영화관ㆍ공연장은 거리두기 2단계에서 ‘좌석 한 칸 띄우기’로 운영이 가능해졌다. 대중음악계 역시 같은 기준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완화 조치를 기대하며 기획됐던 콘서트들도 줄줄이 취소 사태를 빚고 있다. 그룹 몬스타엑스는 지난 6, 7일 서울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 예정이었던 콘서트를 공연 장비 설치 하루 전인 3일 취소했다. 이달 5∼7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스터 트롯 톱6 전국 투어 콘서트’도 공연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 연기 결정을 내렸다.
 
보이그룹 엔하이픈은 지난달 6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콘서트를 진행하던 중 관할구청인 용산구청으로부터 ‘집합금지 행정명령 공고’를 전달받고 7일 예정됐던 공연을 취소했다. 대중음악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고기호 인넥스트트렌드 공연기획본부장은 9일 “현재 새로운 거리두기 안을 두고 문체부ㆍ보건복지부 등과 협의 중”이라며  “뮤지컬보다 정적인 대중가수 콘서트도 많은데 100명 이하 집합 금지에 걸리는 것은 말도 안된다. 뮤지컬ㆍ클래식 등 다른 공연들과 차별없이 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거리두기 지침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아예 공연 장르를 바꾸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한다. 오는 12∼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가수 폴킴 공연의 경우엔 장르를 ‘대중음악 공연’이 아닌 스트링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크로스오버 공연’으로 잡았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당초 가수 단독 콘서트로 기획했던 공연 내용을 대폭 수정해 클래식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크로스오버 공연으로 변경했다. 클래식 사중주 연주, 색소폰 연주 등이 함께 진행되며 폴킴의 노래 반주는 모두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크로스오버 연주로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