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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쫓겨났던 김정주, KAIST 총장 취임 축사 읊다 '울컥'

중앙일보 2021.03.08 17:16
8일 열린 이광형 17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취임식에서 이광형 총장(가운데)과 그의 제자인 김정주 NXC 대표(왼쪽), 그리고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대표(오른쪽)가 중앙일보와 사진 촬영에 응했다. 대전=김성태 기자

8일 열린 이광형 17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취임식에서 이광형 총장(가운데)과 그의 제자인 김정주 NXC 대표(왼쪽), 그리고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대표(오른쪽)가 중앙일보와 사진 촬영에 응했다. 대전=김성태 기자

김정주(53) NXC 대표가 8일 오후 열린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임 총장 취임식에서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인 게임회사를 일군 김 대표와 이 총장의 각별한 인연이 화제다. 
 
김정주 대표는 이날 이 총장 취임식에서 약 5분간 축사를 했다. 30대 시절 즐겨하던 짧은 머리 그대로 연단에 올랐다. 다만 당시처럼 빨간색·노란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축사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주저하던 그는 KAIST와 인연을 소개하는데 전체 시간의 절반가량을 할애했다.
 
김 대표는 “(KAIST에서) 박사 하다 잘려서 도망갔다. 와중에 회사를 시작해 어찌어찌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며 “학창 시절과 비교하면 현재 KAIST의 외관이 상당히 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예전 보금자리에 돌아온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며 서너 차례 말을 멈추기도 했다. 그는 “KAIST에 ‘어머니 같은 따듯함’을 느끼는 이유가 이광형 총장님 덕분”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학생 생활도 성실하지 못했고, 무엇 하나 제대로 못 하던 나를 이광형 교수님과 (이 총장의 배우자인) 안은경 여사님께서 아낌없이 믿어주고 지원해줬다”고 회고했다. 이어 “저도 힘이 되면 돕겠다”며 KAIST에 지원할 뜻을 시사했다. 
 

“성실하지 못했는데…이 총장 부부가 지원”

이광형 17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왼쪽)이 총장 취임식장에서 그의 아내인 안은경 여사와 나란히 앉아 있다. 김정주 NXC 대표는 이날 “뭐 하나 제대로 못하던 나를 이광형 교수님과 안은경 여사님께서 아낌없이 믿어줬다”고 말했다. 대전=김성태 기자

이광형 17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왼쪽)이 총장 취임식장에서 그의 아내인 안은경 여사와 나란히 앉아 있다. 김정주 NXC 대표는 이날 “뭐 하나 제대로 못하던 나를 이광형 교수님과 안은경 여사님께서 아낌없이 믿어줬다”고 말했다. 대전=김성태 기자

국내 게임업계 1세대 김 대표는 이 신임 총장의 연구실에서 수학했다. 1991년 KAIST 전산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한 김 대표는 입학 직후 창업했다가 실패를 겪었다. 그 후 3년 뒤 넥슨을 설립했다.  
 
93년 같은 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지만 학업에 전념하기가 어려웠다. 당시 그의 지도교수는 “박사과정을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통보했다. 연구실에서 쫓겨난 그를 받아준 사람이 이광형 현 총장(당시 교수)이었다. 덕분에 김 대표는 1년여간 학창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나중에 아이디스를 창업한 김영달 대표가 이 교수를 연결해줬다. 이날 취임식에서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스승의 총장 취임식을 축하했다. 
김정주 NXC 대표가 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임 총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그는 축사를 하는 동안 서너 차례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대전=김성태 기자

김정주 NXC 대표가 8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임 총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그는 축사를 하는 동안 서너 차례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대전=김성태 기자

하지만 김 대표는 KAIST를 졸업하지 못했다. 이 교수가 안식년을 맞아 미국 스탠퍼드대로 연수를 떠난 사이, 임시 지도교수가 “공부도 안 하고 게임만 만든다”고 질책하며 김 대표에게 자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창업한 넥슨은 최근 게임업계 연봉 인상을 주도했다. 지난달 1일 개발직군(5000만원)·비개발직군(4500만원) 등으로 대졸 신입사원 초임을 각각 800만원씩 인상했다. 재직 중인 직원들 올해 연봉도 일괄적으로 800만원 올리기로 했다. 넥슨을 신호탄으로 넷마블·크래프톤 등 주요 게임업계는 줄줄이 연봉 인상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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