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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이어 스위스도 '부르카 금지법' …"위반시 최고 1200만원 벌금"

중앙일보 2021.03.08 15:29
스위스에서도 음식점이나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전체적으로 가리는 복장을 착용하는 게 금지된다. 이슬람 여성의 전통 복장인 부르카나 니캅을 겨냥한 조치다. 
 
7일(현지시간) 발토 보프만 스위스 국민당 의원이 ‘극단주의 그만’이라고 쓴 캠페인 포스터를 배경으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발토 보프만 스위스 국민당 의원이 ‘극단주의 그만’이라고 쓴 캠페인 포스터를 배경으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전체적으로 가리는 것을 금지하는 헌법 조항 도입을 놓고 벌어진 스위스 국민투표에서 찬성 의견이 51.2%로 반대(48.8%)를 간발의 차이로 앞질렀다. 
 
이에 따라 예배당 등을 제외한 공공장소에서 신원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얼굴을 가리는 것은 금지된다. 위반 시 최고 1만 스위스프랑(약 1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예외다. 보안이나 기후, 건강을 이유로 얼굴을 가리는 것도 예외로 허용된다. 
 
스위스의 '부르카 금지법' 반대 시위 [EPA=연합뉴스]

스위스의 '부르카 금지법' 반대 시위 [EPA=연합뉴스]

이른바 '부르카 금지법'으로 불린 이 조항의 도입을 놓고 그간 스위스 내에선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섰다. 법 조항에 직접적으로 부르카나 니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도입을 주도한 스위스 국민당은 '과역 이슬람주의 차단' 등의 구호를 내걸고 여론전에 나섰다. 
 
니캅은 눈만 노출하는 형태이고, 부르카는 눈까지 그물로 가린다.  
 
이번 복장 제한을 주도한 장 루크 아도르 스위스 국민당 대표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르카와 니캅은 이슬람의 극단적인 형태이며 이것은 차별이 아닌 문명의 문제”라며 “자유주의 국가의 시민들은 얼굴을 숨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슬람교도 여성들이 니캅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슬람교도 여성들이 니캅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스위스 내 이슬람 단체들은 무슬림에 대한 '극단주의 낙인찍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스위스 내에서 부르카나 니캅을 착용하는 실제 인구가 수십 명뿐인데도 금지법안까지 만든 건 정치적인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스위스 정부도 이슬람 관광객 감소 우려 등을 들어 전면 금지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간은 장크트갈렌‧티치노 칸톤(州) 등 일부 지역에서만 개별적인 금지법을 시행했다. 2019년 스위스 연방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내 이슬람교도는 전체 인구의 5.5% 수준으로 유럽 내에선 높지 않은 수치지만,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럽에선 지난 2011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불가리아, 오스트리아 등이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을 전면 또는 일부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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