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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피는 순서대로 문닫는다'더니…입시 부진 책임 대구대 총장 사퇴의사

중앙일보 2021.03.07 10:58
대구대학교 전경. [사진 대구대]

대구대학교 전경. [사진 대구대]

김상호 대구대 총장이 올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7일 대구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장은 최근 대학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입시 실패에 대한 총장 책임을 묻는 글 아래에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할 것이라는 사실만 약속드린다"는 댓글을 달았다. 앞서 개강날인 지난 2일에도 그는 게시판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리다'라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호 대구대 총장. [사진 대구대]

김상호 대구대 총장. [사진 대구대]

 
대학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사실상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올해 대입에서 정원을 못 채운 지방대가 속출하면서 ‘(대학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닫는다’는 말이 나돌곤 있지만, 총장 사퇴 이야기로까지 번진 사례는 대구대가 처음이다.
 
대구대의 2021학년도 신입생 등록률은 80.8%로 2020학년도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정원 미달 폭이 커서 지난달 추가모집까지 진행해 얻어낸 최종 등록률이다. 
 
추가모집은 정시모집에서 추가합격자까지 뽑았는데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경우에만 진행한다. 문헌정보학과 교수인 김 총장은 2018년 5월 교내 선거로 총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지난해 12월 2학기 기말고사가 모두 끝난 영남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 한 취업준비생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2학기 기말고사가 모두 끝난 영남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 한 취업준비생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대구대뿐 아니라 인근 대구권 4년제 대학의 정원 미달 상황은 심각하다. 추가모집이 모두 진행됐지만 100% 최종 등록률로 이어진 곳은 한 곳도 없다. 
 
대구대가 80.8%의 최종 등록률을 보인 가운데, 대구가톨릭대가 83.8%(전년 100%)의 등록률을 기록했다. 대구한의대가 96.2%(전년 99.93%), 경일대가 97.6%(전년 99.3%)를 나타냈다. 국립대인 경북대와 예쁜 캠퍼스로 유명한 계명대도 각각 98.51%(전년 99.81%), 98.46%(전년 99.98%) 등록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평균 80.3% 취업률로, 4년제 대학 졸업 후 재입학하는 신입생들까지 있던 영진전문대도 올해 신입생 정원 등록률이 90.4%에 머물렀다. 영진전문대는 지난해까진 계속 100% 등록률을 기록했었다. 대구권 대학 가운데 99%(전년 99.7%, 올해 99.4%) 이상의 기록률을 보인 곳은 영남대 한곳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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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신입생 모집 미달 상황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지방이 유독 더 심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162곳에서 진행되는 추가모집 규모는 2만6129명으로 전년도(9830명)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추가모집 대부분이 비수도권 지방대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추가모집 인원은 2240명으로 전체의 8.6%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2만3889명으로 91.4%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4331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육행정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 등이 주된 원인"이라며 "지금 상태로 가면 지방대 고사는 더 심화할 것이다. 지방대학 재배치, 지방정부의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관심 등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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