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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류현진·지소연…집권5년차에 스포츠 띄우는 文, 왜

중앙일보 2021.03.06 10:00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 지소연, 조소현, 류현진, 김광현, 고진영….
 
올해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거나, 대통령 행사에서 소개된 인물들이다.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집권 5년차를 맞아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 변화가 생겼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을 제외하면 그동안 스포츠 스타들이 대통령 연설문에 등장한 적이 없었는데 올해부턴 계속 언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작은 1월 11일 신년사였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훌륭한 기량을 갖춘 우리 스포츠 선수와 지도자들도 그 자체로 대한민국을 알리는 K-콘텐츠”라며 “손흥민, 류현진, 김광현, 고진영 선수를 비롯한 많은 체육인들이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한해 국정에 대한 비전을 밝히는 신년사에서 스포츠 스타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스포츠를 부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남녀 아이스하키 선수단에게 받은 기념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월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남녀 아이스하키 선수단에게 받은 기념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설 연휴 첫날이던 지난달 11일 문 대통령은 국민 8명과 영상통화를 했다. 이중 첫번째 통화가 영국 여자축구 첼시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소연 선수였다. 문 대통령은 지 선수에게 “올림픽 본선 진출이 목표이텐데, 꼭 본선에 나가서 더 활약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월11일 오전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 관저에서 축구 국가대표 지소연 선수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월11일 오전 설 명절을 맞아 청와대 관저에서 축구 국가대표 지소연 선수와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3ㆍ1절 기념식에는 스포츠 선수들을 아예 전면에 대거 등장시켰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선수의 ‘국기에 대한 맹세문’ 영상으로 시작됐다. 류현진 선수에 이어 스포츠 선수 170명이 함께 부르는 애국가 제창이 역시 영상으로 상영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전이 끝난 뒤 라커룸을 찾아 눈물을 흘리는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전이 끝난 뒤 라커룸을 찾아 눈물을 흘리는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 7명을 시작으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17개 종목 143명의 선수들이 각자의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이 나왔다. 여기에는 프랑스 보르도의 황의조, 스페인 발렌시아의 이강인, 영국 첼시의 지소연, 토트넘 여성 축구팀의 조소현 등 해외리그에서 활동하는 축구선수 12명을 비롯해 미국 PGA에서 뛰고 있는 골프선수 최경주ㆍ임성재ㆍ양용은, 유러피언 투어 문경준, LPGA 고진영ㆍ김세영 선수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김하성 선수 등도 애국가 제창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후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서도 또다시 스포츠는 주요 화두가 됐다.

 
문 대통령은 한ㆍ일 관계 개선을 역설하며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ㆍ일 간, 남ㆍ북 간, 북ㆍ일 간 그리고 북ㆍ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올림픽을 북한과의 다자 대화를 위한 무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전에 앞서 시구하고 있다. 광주=양광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7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두산 베어스 전에 앞서 시구하고 있다. 광주=양광삼 기자

 
한ㆍ미 정상은 지난달 4일 통화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 한ㆍ일 관계 개선과 한ㆍ미ㆍ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도 공감”하며 “새로운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 1부부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회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 1부부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임기 말기 가장 관심을 두는 사안은 남북 관계 개선이고, 도쿄 올림픽을 중요한 계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가 지난해말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계획의 핵심도 “도쿄올림픽을 비롯한 주요 국제체육행사 계기 협력 등 사회문화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스포츠가 등장하는 경우가 잦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 상황 때문에 문 대통령이 기대하는 7월 도쿄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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