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지역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단위농협(상호금융)인 북시흥농협 한 곳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은 것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LH 직원의 단위농협 대출 문제 없나
![지난 3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3/06/5bed2d2f-173c-416f-87b6-999951dfdb5e.jpg)
지난 3일 오후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 있다. [연합뉴스]
맹지에 LTV 70% 논란에 "정상 대출"
지난 4일 만난 북시흥농협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LTV 70%를 적용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대출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전에 LH 직원들과의 교감이 있었던 건 아니냐"는 물음에 "그런 것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에 작물이 매말라 있는 모습. 뉴스1
농협 지침에 '환가성 없는 맹지'는 담보 제한
이 중 15호에 '환가성이 없는 맹지'를 명시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가 있으면서 담보의 취득과 관리, 다른 매수자에게 처분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면 환가성이 있다고 본다.

북시흥농협 본점. 여성국 기자
"일반인은 같은 조건 대출 어려워"
이어 "맹지는 환가성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환가성 여부를 판단하는 건 주관적이고 재량의 영역으로 담당자 마음이다. 채무자가 LH 직원들이면 뭔가 있겠지 싶어서 교묘하게 법 테두리 안인 재량을 활용해 특혜를 준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도 "맹지를 시가보다 높게 산다면 뭔가 의심하는 게 당연하다. 거기에 'LH 직원은 뭔가 알고 그러는 거겠지' 짐작할 수 있다. 거기에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면 의심은 확신이 된다. 다만 그냥 일반인들이 오면 이렇게 해주기 어렵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대출이 이루어진 북시흥농협 과림지점. 여성국 기자
"모르는 척 따라 사는 게 현명” 분위기도
A씨는 "LH 직원들만의 일이 아니다. 일부 지역 공무원,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이번처럼 정보를 알고 지역 농협에서 대출을 받는 일은 예전부터 많았다더라"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법이 아니라면 ‘모르는 척 따라서 땅을 사는 게 현명하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번 논란 이후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3기 신도시 관련 부처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의 관계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토지 거래 전수조사를 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