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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유도 내시경, 1㎝ 이하 폐암도 70% 이상 찾아내

중앙선데이 2021.03.06 00:21 726호 28면 지면보기

라이프 클리닉

2020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통계’를 보면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악성 신생물(암)로 10만 명당 158.2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그중에서도 폐암(36.2명) 비중이 가장 컸다. 단일 질환으로는 폐암이 한국인 사망원인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며, 폐암을 조기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국민 건강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조기발견 가능성 높인 새 진단법
3차원 지도 내비 내시경 검사도
병소 쉽게 찾아가 정확하게 확인

전신 마취 등 기존 검사 단점 보완
대량 객혈·기흉 등 부작용도 줄여

폐암은 진행되지 않은 경우 대부분 무증상이다. 체중 감소나 기침, 호흡곤란 등 증상이 있으면 이미 수술이 가능한 병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2018년까지는 국가건강검진사업에서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폐암·결핵 등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으나 흉부 엑스레이의 경우 민감도와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 즉 폐암의 조기 진단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2011년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55~74세의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폐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를 이용한 폐암 선별검사를 시행한 결과, 흉부 엑스레이 촬영군에 비해 폐암 사망률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우리나라도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선별검사를 매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폐암, 무증상 많아 국내 사망원인 1위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저선량 흉부 CT를 통해 폐암이 의심되면 정확한 병기 설정을 위해 추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폐암의 경우 뇌와 뼈 전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뇌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와 뼈 스캔을 통해 해당 부위의 전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몸에서 폐 이외의 다른 부위의 원격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CT) 검사를 시행한다. 이런 여러 영상 검사 소견을 종합해 병기 판정 후 치료방침을 결정한다. 폐암 중에서 가장 많은 형태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초기(1~2기) 폐암은 수술로 암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표준이다. 3기 암은 제한적으로 수술이 가능한 경우와 항암·방사선 동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 4기 폐암은 항암 화학요법과 최근 활발히 연구·개발되고 있는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폐암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과 추후 치료 방침 결정을 위해 조직검사가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폐 조직검사 방법은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적 절제를 통한 조직검사법,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조직검사, CT 유도 침 생검이 있다. 수술적 절제를 통한 조직검사법은 초기 폐암에서 진단(조직검사)과 치료(암종의 제거)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흉강경이 도입된 뒤 과거보다 수술로 인한 흉터가 줄고 회복이 빨라진 장점이 있으나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입원 기간이 2일 이상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조직검사는 위내시경검사와 유사하지만 삽입하는 곳이 식도가 아닌 기관지인 것이 다른 점이다. 수면유도제를 투여해 환자를 진정시키고 굴곡내시경을 통해 병변 확인 후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외래에서도 검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위 또는 대장내시경과 달리 말초로 갈수록 기관지가 좁아져 내시경의 접근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또 직경이 큰 기관지 근처에 있어야 조직검사가 가능한 것이 한계다.
 
CT 유도를 통한 경피적 침 생검은 폐의 말초 부위 암 진단에 주로 이용되며 국소 마취를 통해 검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환자의 폐 기능에 따라 시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기흉의 위험성이 15~2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량 객혈, 세침을 삽입한 가슴 벽 또는 피부에 종양 전이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조직검사·새 내시경 시스템 병행 좋아
 
최근 기존의 폐 조직을 얻기 위한 검사법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작용은 줄이고 검사의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기관지내시경 검사법들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첫 번째로 내시경 초음파 유도 폐 생검법은 매우 가는 초음파 탐촉자를 이용해 일반적인 내시경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말초의 좁은 기관지까지 미니 초음파 프로브를 접근시킨다. 기관지 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주변에 폐암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CT 유도를 통한 침 생검보다 기흉 발생률이 낮고 1㎝ 이하의 작은 폐암도 70% 이상 진단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로 전자기 유도 내비게이션 기관지내시경은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의 CT 사진을 기반으로 가상화면을 구현하고 실제 병소에 도달하는 경로를 계획하는 작업을 통해 찾아가는 지도(3D map)를 미리 작성한다. 실제 기관지내시경 시술 시 차량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듯이 컴퓨터가 재구성한 경로를 따라 정확히 병변에 도달하고 조직검사를 수행할 수 있게 해 주는 검사법이다. 기관지의 경우 말초로 갈수록 두 갈래 이상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접근하는 경로를 찾기가 어려운데,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시술하는 의사가 보다 접근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진단법은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폐암 조직검사 방식과 새로운 내시경 검사법을 모두 이용함으로써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검사를 시행해 폐암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 진단이 곧 사망 선고와 같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조기 진단을 위한 적극적인 암 검진 프로그램 시행과 정확한 조직검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의 개발,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 사례가 늘고 있다. 암 진단 후 생존 기간도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 지금도 전 세계의 많은 의료진이 새로운 진단 방법과 치료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폐암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김승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1991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2011년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모핏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분과장을 맡고 있다. 폐암이 전문분야다. 세계기관지내시경학회 이사, 아시아태평양 기관지내시경학회 국제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미국폐암학회, 미국암연구협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폐암학회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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