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클리닉
조기발견 가능성 높인 새 진단법
3차원 지도 내비 내시경 검사도
병소 쉽게 찾아가 정확하게 확인
전신 마취 등 기존 검사 단점 보완
대량 객혈·기흉 등 부작용도 줄여
폐암, 무증상 많아 국내 사망원인 1위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폐암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과 추후 치료 방침 결정을 위해 조직검사가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폐 조직검사 방법은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적 절제를 통한 조직검사법,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조직검사, CT 유도 침 생검이 있다. 수술적 절제를 통한 조직검사법은 초기 폐암에서 진단(조직검사)과 치료(암종의 제거)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흉강경이 도입된 뒤 과거보다 수술로 인한 흉터가 줄고 회복이 빨라진 장점이 있으나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입원 기간이 2일 이상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기관지내시경을 이용한 조직검사는 위내시경검사와 유사하지만 삽입하는 곳이 식도가 아닌 기관지인 것이 다른 점이다. 수면유도제를 투여해 환자를 진정시키고 굴곡내시경을 통해 병변 확인 후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외래에서도 검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으나 위 또는 대장내시경과 달리 말초로 갈수록 기관지가 좁아져 내시경의 접근이 불가능할 때가 많다. 또 직경이 큰 기관지 근처에 있어야 조직검사가 가능한 것이 한계다.
CT 유도를 통한 경피적 침 생검은 폐의 말초 부위 암 진단에 주로 이용되며 국소 마취를 통해 검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환자의 폐 기능에 따라 시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기흉의 위험성이 15~2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량 객혈, 세침을 삽입한 가슴 벽 또는 피부에 종양 전이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조직검사·새 내시경 시스템 병행 좋아
최근 기존의 폐 조직을 얻기 위한 검사법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작용은 줄이고 검사의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기관지내시경 검사법들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첫 번째로 내시경 초음파 유도 폐 생검법은 매우 가는 초음파 탐촉자를 이용해 일반적인 내시경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말초의 좁은 기관지까지 미니 초음파 프로브를 접근시킨다. 기관지 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주변에 폐암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이다. CT 유도를 통한 침 생검보다 기흉 발생률이 낮고 1㎝ 이하의 작은 폐암도 70% 이상 진단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로 전자기 유도 내비게이션 기관지내시경은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의 CT 사진을 기반으로 가상화면을 구현하고 실제 병소에 도달하는 경로를 계획하는 작업을 통해 찾아가는 지도(3D map)를 미리 작성한다. 실제 기관지내시경 시술 시 차량 내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듯이 컴퓨터가 재구성한 경로를 따라 정확히 병변에 도달하고 조직검사를 수행할 수 있게 해 주는 검사법이다. 기관지의 경우 말초로 갈수록 두 갈래 이상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접근하는 경로를 찾기가 어려운데,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시술하는 의사가 보다 접근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진단법은 한 가지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폐암 조직검사 방식과 새로운 내시경 검사법을 모두 이용함으로써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검사를 시행해 폐암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암 진단이 곧 사망 선고와 같을 때가 있었다. 그러나 조기 진단을 위한 적극적인 암 검진 프로그램 시행과 정확한 조직검사를 위한 다양한 방법의 개발,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 사례가 늘고 있다. 암 진단 후 생존 기간도 이전보다 많이 늘었다. 지금도 전 세계의 많은 의료진이 새로운 진단 방법과 치료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는 폐암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1991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2011년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모핏암센터에서 연수했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분과장을 맡고 있다. 폐암이 전문분야다. 세계기관지내시경학회 이사, 아시아태평양 기관지내시경학회 국제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미국폐암학회, 미국암연구협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대한폐암학회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