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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 CMO 지속성 보고 공모주 투자를

중앙선데이 2021.03.06 00:20 726호 14면 지면보기

실전 공시의 세계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이 백신은 해외에서 수입됐을까요? 아닙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SK바이오사이언스에 생산을 맡겨 경북 안동공장에서 제조한 것입니다. 전 세계에 공급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중 상당량이 안동공장에서 만들어집니다.
 

9~10일 청약, 18일 코스피 상장
사업 담긴 ‘증권신고서’ 읽어봐야

개발사의 의뢰로 의약품을 대신 생산하는 업체를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라고 합니다. 단순수탁생산을 넘어 개발 단계에서부터 협력하는 업체는 CDMO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서 ‘D’는 ‘개발(Development)’을 뜻합니다.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CMO 및 CDMO라고 할 수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본업은 백신을 개발·제조하는 것입니다. 독감, 대상포진, 수두 백신이 주력 제품입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들은 자체 설비로는 수요를 감당 못하기 때문에 위탁 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첨단 바이오 공정과 플랫폼을 갖춘 SK바이오사이언스가 CMO 사업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이 회사는 18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합니다. 9일~10일 이틀 동안 진행될 일반청약은 유망한 공모주를 잡으려는 개미들의 치열한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공모주 투자자들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 정도만으로 회사를 파악하고 청약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회사가 공시한 ‘증권신고서’는 꼭 한번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신고서에는 상장과 관련한 일반내용(공모주식수, 공모자금, 공모예정가격 범위, 공모가격 결정 방법 등)뿐 아니라 회사가 주력하는 시장의 경쟁구도, 현재 사업과 미래계획,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위험 등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증권신고서를 잘 살펴보면,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4가지 요소에 달려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첫째는, CMO 사업의 지속가능성입니다. 백신 수탁생산은 이전에 없던 시장으로,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새로 생겨났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뿐 아니라 노바백스와도 수탁생산 계약을 이미 했습니다. 화이자·모더나·사노피·존슨앤드존슨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이 회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하니, CMO 사업의 지속성은 어느 정도 확보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CMO 사업의 영역을 코로나 백신 외 면역항암제 등 다른 바이오 의약품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코로나19는 생각보다 단기에 종식될 수 있습니다. 백신수탁물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CMO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출시 가능성입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가지의 코로나19 백신용 신약물질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입니다. 내년 상반기 제품 출시가 목표인데, 임상의 성공 여부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넷째는, 본업이었던 자체 백신사업에서 프리미엄급 백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현재 보유 중인 파이프라인(개발 진행 중인 백신군)에는 폐렴구균, 소아장염, 로타바이러스 백신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습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 같은 요소들을 잘 파악해 둔다면 상장 이후의 투자 포지션을 결정해 나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수헌 글로벌모니터 대표
중앙일보·이데일리 등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기업(산업)과 자본시장을 취재한 경험에 회계·공시 지식을 더해 재무제표 분석이나 기업경영을 다룬 저술·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1일3분1공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뻔 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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