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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인사이드] 김정은 ‘낙동강 후퇴’ 피눈물…다음엔 도미노 처럼 무너진다

중앙일보 2021.03.05 11:00
2017년 1월 한미해병대원이 강원도 황병산 산악 종합훈련장에서 보트를 머리에 이고 달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1월 한미해병대원이 강원도 황병산 산악 종합훈련장에서 보트를 머리에 이고 달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최근 한·미의 연합 군사훈련 실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미 연합 훈련을 하는 목적에 대한 이해 부족과 시각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북, 핵무기 개발 등 위협 높여
다시 남침 기회 엿볼 수 있어
‘도미노’ 처럼 무너질 위험도
훈련으로 북 도발 단념시켜야

 
한 국가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는 ‘영토’와 ‘국민’ 그리고 ‘주권’이다. 국가 간의 관계 속에서 어느 한 국가가 다른 국가(들)의 위협으로부터 자국의 영토와 국민 그리고 주권을 보호하려는 행위를 ‘국가안보’라고 말할 수 있다. 
 
국가에는 국가안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외부로부터의 가장 큰 위협인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을 사용하는 위협은 국지도발, 제한전쟁 그리고 전면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진보당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당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토머스 셀링은 ‘적대국이 자국에 위협을 감행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을 억제(deterrence)라고 정의했다. 적대 국가가 상대에게 위협을 행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대가로 치르는 비용이 더 많아질 것이고, 때로는 패망의 길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응징 보복을 적대국에 경고해 감히 위협을 시작하지 못 하게 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러한 억제 전략이 성공하려면 자국이 취할 행동을 적대국이 예측하도록 미리 인식하게 해 적대국의 선택과 행동에 영향을 줘야 한다.  
 
적대국에 대한 자국의 위협을 각인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의 하나가 곧 훈련이다. 그것이 단순 지휘소 연습(CPX), 실기동 훈련(FTX), 핵 전력 전개 훈련 등 방법은 다양하다.
 
이러한 훈련 목적 중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을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상대가 도발이나 전쟁을 유발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2016년 12월 11일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이뤄진 청와대 기습 작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2016년 12월 11일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이뤄진 청와대 기습 작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

 
한·미 연합 훈련의 주목적이 바로 북한의 군사 도발과 전쟁 재발을 억제하는 것이며, 이러한 억제는 한·미연합군의 최우선 임무이기도 하다. 물론 억제 실패 시 완전 격퇴 및 격멸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도 억제의 논리다. 한·미 연합 훈련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 한 필수불가결하다. 
 
대한민국은 미국이 진주만을 공격한 일본을 핵무기로 항복하게 해 해방된 셈이다. 그러나 공산국가인 소련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이 한국에 처음 주둔했다. 해방 이후 미군은 한국군 창설을 지원하고 완전히 철수했다. 
 
그런데 북한이 소련군의 지원으로 ‘6·25 남침’을 감행했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다시 주둔하게 됐다. 현재까지 북한의 대남 침투 및 도발 건수는 무려 3120여 건에 달하지만, 한·미연합군은 6·25와 같은 전면전을 억제해 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임)과 김승겸 연합사 부사령관이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9일 한미 장병들에게 '합동 명절인사'를 전했다. 사진은 영상 중 일부. 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쳐=연합뉴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유엔군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임)과 김승겸 연합사 부사령관이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9일 한미 장병들에게 '합동 명절인사'를 전했다. 사진은 영상 중 일부. 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쳐=연합뉴스

 
북한은 이러한 사실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어제오늘도 아니고 매번 한·미 연합 훈련을 외부의 위협으로 빌미 삼아 위기를 조성하여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이용해 왔다. 
 
특히 김정은 정권은 급기야 핵무기를 완성했고 지금은 대미·대남관계에서 현상을 변경하려는 강압적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간파해야 한다. 핵무기를 확실히 거머쥔 북한은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이 인도를 공격해 자신들의 목적과 의지를 달성하려 했던 것처럼 오판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7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른바 ‘조국해방전쟁 승리의 날’ 67주년 노병대회에서 “우리는 총이 부족해 남해를 지척에 둔 낙동강 가에 전우들을 묻고 피눈물을 삼키며 돌아서야 했던 동지들의 한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조차도 남침에 따른 6·25전쟁의 목적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며, 아직도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8차 당 대회에서도 김 위원장은 (기본형) 핵무기 완성을 자찬하고, (응용형인) 전술핵과 극초음속무기 그리고 핵잠수함까지 개발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북한은 1월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제8차 노동당 대회를 기념하는 군 열병식을 열었다. 뉴스1

북한은 1월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제8차 노동당 대회를 기념하는 군 열병식을 열었다. 뉴스1

 
당규약에는 “강위력한 국방력에 의거…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기려는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을 반영했다며 이제는 총보다는 핵무력으로 적화통일을 앞당기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군대는 국가의 영토와 국민 그리고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훈련받지 못한 군대는 패배와 죽음뿐이다. 역사가 증명한다. 청일전쟁 초기 일본군이 요동 반도를 하루 만에 점령한 것은 청의 여순 지역 방어군인 1만 2000여 명 중 9000여 명이 훈련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훈련받지 않은 행정 군대는 정치 군대 외 쓸모없다. 미군은 국민과 세계로부터 신뢰받는 실전적 군이다. 한국군이 존재의 목적을 잊고 기준 없이 방황할 때 서해안이, 비무장지대(DMZ)가, 다시 동해안이 도미노처럼 뚫리고 이제 애꿎은 혈세로 부대만 전면 뜯어고친다 하니 잠이 안 온다.
 
한·미 연합 훈련은 대북 억제전략의 일환이다. 위장 평화공세로 인해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핵을 가진 북한의 도발과 전쟁을 어떻게 억제할 것이며 국민의 안위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묻고 싶다.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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