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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핸드폰사진관

권혁재 기자 사진
권혁재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영하 48도에서 살아내는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

중앙일보 2021.03.05 08:00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금개구리/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금개구리/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경칩입니다.
강원도 횡성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의  
금개구리가 얼굴을 빼꼼 내밀었습니다.
멸종위기종 Ⅱ급인 이 친구,
꽤 놀란 표정입니다.
봄인가 했는데 난데없는 폭설이니 놀랐나 봅니다.
봄인가 하면 겨울이고,
겨울인가 하면 봄인 그런 날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그들의 시간은 기어코 왔습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사실 여기로 온 건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 때문입니다.
갑자기 경칩의 금개구리와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라니 뜬금없다 싶죠?
 
이번 시즌,
핸드폰사진관은 곤충과 생물 사진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는 일,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도전해볼 만한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미물이라며 눈여겨보지 않는 그들의 삶,
그들의 삶으로 들어가 
그들이 품은 이야기를 살펴볼 요량입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우선 절기에 맞춰 그들의 삶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의 삶은 기후, 땅, 식생과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연결되어 있습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 또한 그러합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붉은점모시나비는 멸종위기종 Ⅰ급으로 지정된 아주 귀한 친구입니다. 
이 친구들은 특이하게도 한겨울에 먹이활동을 하며 성장합니다.
대게 다른 애벌레들이 동면하는 한겨울엔 말입니다.
 
남들이 동면하는 극한 추위에 활동하며 살아내는 비결이 뭘까요?
우선 천적이 없는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내동결(Anti-Freezing) 물질, 
즉 얼지 않게 하는 물질을 갖고 있습니다.
무려 영하 48도까지 견뎌냅니다.
이러니 한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왕성하게 성장하는 겁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그리고 이 친구들이 유일하게 먹는 식량이 있습니다.
바로 한겨울 눈 속에서도 싹을 틔우는 기린초입니다.
그들의 삶은 이렇듯 기린초에 맞춰져 있습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한겨울 추위에 어떻게 살아낼까 싶지만,
그들에겐 그들만의 비결이 있는 겁니다.
천적 없는 추운 계절,
얼지 않는 물질로 무장,
입맛에 딱 맞는 식량이 있으니 너끈하게 겨울을 나는 겁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짝짓기/ 이강운 박사 제공

붉은점모시나비 짝짓기/ 이강운 박사 제공

 
 6월이면 여섯달의 애벌레, 보름의 고치 시절을 마무리하고 
붉은점모시나비로 새로 납니다.
생물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지만, 
비할 데 없이 곱습니다. 
이러니 2004년 5월에 이를 밀반출하려던 일본인이
적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엄연히 CITES(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 ,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종임에도 밀반출하려 했던 겁니다.
그만큼 탐났던 겁니다.
 
이 친구들 몸값이 무려 5000만원입니다.
설마 싶죠? 
실제 취미 삼아, 재미 잡아 잡는 몰상식한 사람에게 내리는 벌금이 이러합니다.
 
 
 
붉은점모시나비 어른벌레/이강운 박사 제공

붉은점모시나비 어른벌레/이강운 박사 제공

 
 이 친구의 자태를 두고 
흔히 '붉은 점 흩뿌려진 고운 모시옷을 입은 듯하다'고 합니다.
오죽 고우면 아폴로의 나비( Red-spotted Apollo butterfly )로도 불립니다.
 
사실 사진만 봐도 설렐 정도로 곱습니다.
6월이면 휴대폰 카메라로 꼭 찍어 보이겠습니다.
 
위 두 사진은 이강운 박사가 제공한 사진입니다.
이 박사는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이 친구의 
항동결 메커니즘을 밝혀냈습니다. 
더욱이 이들의 유전체 전체를 해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강운 박사가 들려주는 붉은점모시나비의 극적인 삶 이야기,
눈 속에서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를 찍는 법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십시오.

 
핸드폰사진관은 앞으로도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곤충 방송국 힙(Hib)과 함께 
곤충을 포함한 생물 사진과 동영상을 핸드폰으로 촬영 업로드 합니다.  
 
자문 및 감수/ 이강운 서울대 농학박사(곤충학),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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