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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여행사업' 돕는다며 예산 1억8000만원 책정한 서울시

중앙일보 2021.03.04 19:59
평양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관계 경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교류가 제한된 가운데, 서울시가 대북지원NGO(비정부단체)의 평양여행 사업을 돕겠다며 시비 약 1억8000만원을 지원 예산으로 책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4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실 입수한 서울시의 '2021년 제1차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심의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월 29일 교류협력위 회의를 열고 '2021년 평양여행학교'사업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평양여행학교'는 사단법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시작됐다. 주최 측은 평양 관련 문화·예술·역사 등 다양한 강의를 통해 북한을 이해하고 남북교류 협력의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걸 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올해는 20~30대 청년 60명, 일반시민·특정관심직군관계자 30명 등 총 90명을 대상으로 오는 4월·6월·10월 주 1회씩 총 8회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의 주제는 ▶평양의 역사 ▶평양의 맛집 탐방(평양냉면·녹두지짐·대동강숭어국·평양온반 등 4대음식) ▶평양 힙스타 탑 5(평양 노래방 인민가요차트, 가요계의 뉴 트로이카) ▶평양의 아모르파티(핫 플레이스, 놀이동산·테마파크 소개) 등이다. 
 
평양 음식점 옥류관의 전경. 연합뉴스

평양 음식점 옥류관의 전경. 연합뉴스

평양 옥류관에서 봉사원들이 평양냉면을 서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옥류관에서 봉사원들이 평양냉면을 서빙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답사 예산 1960만원 책정

특히 이 사업엔 '평양여행사업 대북협의 및 평양 사전답사 추진' 계획도 포함돼있다. 올 하반기 평양을 비롯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심양 등을 방문해 제3국에 체류 중인 민족화해협의회 등 북측 관계기관과 평양여행 사업협의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실무자가 직접 평양답사를 하고 여행코스를 북측과 협의할 계획도 담겼다. 이를 위해 항공료 1160만원, 숙식비 800만원 등 총예산 1960만원이 책정됐다.
 
평양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시민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중앙동물원이 북한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중앙동물원이 북한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명칭 바꿔라"…후폭풍 예상한 듯  

서울시가 심의 자료에 "코로나19 확산 및 남북관계 상황에 따른 추진 가능성을 판단하여 예산집행 예정"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남북관계 경색과 코로나19 등 악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업 추진은 부적절하단 지적이다. 심의위원장도 사전에 '평양여행학교' 추진에 따른 후폭풍을 예상한 듯하다. 심의의견에 "사업명칭 변경을 권유하는 위원장 개별의견이 있다"는 코멘트가 달리기도 했다. 
 
조명희 의원은 "서울시가 행정 우선순위를 다시 설정하고 실효성 없는 예산지출을 절감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혈세를 '북한 짝사랑 사업'에 지출하는 행정운영에 서울시민들이 동의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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