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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D-34에 터진 尹 사퇴…‘反개혁 vs 反정권’ 진영 싸움 또 온다

중앙일보 2021.03.04 18:40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4·7 재·보선을 34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직”을,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 수용”을 발표했다.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갓 확정하고 본격 선거 모드로 전환한 여야 정치권에 갑작스러운 ‘윤석열’이라는 대형 변수가 떨어진 것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은 “중단 없는 개혁을 하겠다던 윤 총장의 취임사는 거짓이었다”(허영 대변인)라고 비난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권의 공격에 맞서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배준영 대변인)이라고 윤 총장을 감쌌다.
 

‘정치인 尹’ 기정사실화

검찰을 떠나는 윤 총장에 여당은 ‘반(反) 개혁’ 낙인을 찍고, 야당은 ‘반(反) 정권’ 꼬리표를 다는 모습이다. 윤 총장 사직이 곧 정치 입문을 의미한다는 데는 여야의 인식이 같았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이제 (윤 총장은) 누구 만나고 어딜 가고 인터뷰하고 그렇고 그런 수순을 밟아 나가겠다”라며 “참 염치없고 값싼 사람. 정치인 코스프레 커밍 순”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JTBC에 출연해 “윤 총장이 하고자 하는 법치,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 사수하는 길이 정치밖에 더 있겠냐”며 “문재인 정권과 충돌하는 최전선에 윤 총장이 있다. (본인이 원치 않아도) 국민들이 대선판에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20개월째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다.
 

與 “영향 없다” 野 “결정적”

지난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며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 본관에서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시작을 기다리며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여야는 한 달 뒤 재·보선 영향을 두고선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사퇴 자체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김종민 최고위원), “당장은 좀 시끄럽겠지만 결국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원내 핵심관계자)이라고 반응했다.
 
정태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통화에서 “검찰을 개혁하라고 임명했는데 개혁 반대만 하다 정치하러 나가는 총장을 어떤 국민이 좋아하겠나”라며 “선거는 한 달이나 남았다. 윤 총장 변수는 크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야권의 반등 요인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4선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무도하고 불의한 집단이라는 사실이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의 입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서울, 부산 시민들이 여권에 등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사태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의 갈등을 거쳐 반(反) 정권의 상징이 된 윤 총장의 사퇴는 국민들에게 ‘이 정부 안 되겠다’는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야권 입장에선 나쁠 것이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선거판 악재·호재 될까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정계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경록 기자

4일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정계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김경록 기자

 
윤 총장 사퇴가 각 진영의 결집을 불러올 것이라는 건 여야 모두의 관측이다. “사퇴한 윤석열의 존재 자체가 여권에 큰 부담”(국민의힘 핵심관계자)이라는 해석에는 정권 심판론이 불붙어 부산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보수가 힘을 모을 것이란 판단이 있다. 이를 두고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민주당 의원은 “저쪽에서 결집하면 우리 쪽도 결집한다”며 “대결이라면 조직력이 강한 우리가 더 유리하다. 반작용, 상쇄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STI) 대표는 “지지층 결집으로 향후 1~2주 안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여권에 악재인 건 분명하다. 윤석열 사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져 애써 띄워놓은 가덕도 신공항, 4차 재난지원금 이슈가 무위로 돌아갔다”고 봤다.
 
여야는 윤 총장의 다음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윤석열이 어떤 입장과 행보를 이어갈지에 따라 선거 판도가 상당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을 두고 “판·검사의 경우, 즉시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다”(이탄희), “일정 기간 잠수탈 것”(정청래)이라는 의견을 냈다.
 
심새롬·손국희·김준영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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