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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합치자” 尹 거든 野…민주당 “무책임 총장, 화가난다”

중앙일보 2021.03.04 18:01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기 전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기 전 사의를 표명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어떤 위치에 있든’이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컥했다”
 
4일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을 지켜본 국민의힘 4선 의원이 내놓은 반응이다. 이날 윤 총장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사의를 밝히며 “앞으로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정치 출정식도 이 정도 임팩트 있는 출정식이 있느냐”(당 관계자)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야권은 윤 총장의 사퇴를 발판삼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공세를 쏟아냈다. 윤 총장의 사의 표명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축출당하는 현실은 대한민국 헌법 파괴 현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할지 몰라도, 점점 수렁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선 “본인의 뜻과 상황에 달려있다”면서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당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페이스북에 “이 사태의 근본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며 “무법 정권의 연장을 막는데 윤 총장이 함께하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4선의 김기현 의원은 “이제야 검찰 장악을 실현할 수 있다고 손뼉 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윤 총장의 사퇴로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이 확산될 것”이라며 “4월 7일 보궐 선거가 광범위한 국민 행동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사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사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야당 일각에선 윤 총장의 사퇴를 기점으로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맞붙는 정치구도가 재편될 거란 관측도 나왔다. 익명을 원한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누가 뭐래도 야권의 1순위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 검찰을 박차고 정치 전면에 등장한 것”이라며 “윤 총장이 당장 정치를 시작하지 않더라도, 정치권의 이목이 온통 윤 총장에 쏠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3선의 조해진 의원은 “윤 총장의 선택지가 국민의힘이든, 안철수로 대변되는 당 외곽이든 야권 재편은 불 보듯 하다”고 전망했다.
 
‘반(反)문재인’의 상징으로 떠오른 윤 총장 사퇴가 야권에 힘을 실어줄 거란 기대감도 나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총장의 사퇴는 정부·여당 몰락의 시작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무책임, 무능한 윤석열, 화가 난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어민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윤 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생각을 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어민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윤 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생각을 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오종택 기자

 
반면 민주당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반발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이날 “정치인 윤석열이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오롯이 윤석열 자신의 몫”이라는 입장을 낸 허영 대변인은, 논평 직후 취재진과 만나 격양된 목소리로 “정말 무책임하고 무능한 검찰총장이다. 화가 난다”고 말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윤 총장 사퇴는 야당발(發) 기획 사퇴”라고 주장했다. 노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피해자 코스프레임과 동시에 이슈를 집중시켜 4월 보궐 선거를 유리한 쪽으로 끌어가려는 야당발 기획 사퇴를 의심케 한다”고 썼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검찰을 망가뜨린 최악의 검찰총장”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참 염치없고 값싼 사람”(정청래 의원), “윤 총장의 진정성은 검찰이 아니라 정치 행보에 있었다”(최인호 의원), “공직자의 본분을 망각하고, 다수의 헌신적인 검사를 욕보였다”(강병원 의원) 등 격양된 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윤석열 출마 방지법’(검찰청법 개정안)도 여권에서 다시 거론됐다. 검사와 판사가 퇴직한 후 1년 동안 공직 후보자 출마를 제한하는 내용의 이 법은 지난달 대법원이 “직업선택의 자유·공무담임권에 대한 침해 여부 등이 논란될 수 있다”고 부정적 의견을 냈다. 
 
하지만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이날 “윤 총장이 최소한 지켰어야 할 직업윤리(를 어겼다)”며 “충실한 법안 심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썼다. 최강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설마 이 법 때문에 (윤 총장이) 오늘을 택한 건 아니겠지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 사의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생각을 한 뒤 말씀드리겠다”라거나 “할 말이 없다. 대변인에게 물어보라”며 관망세를 이어갔다.
 
손국희·김준영·남수현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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