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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 10년…"오염 제거 15%밖에 안됐다"

중앙일보 2021.03.04 12:46
후쿠시마 지역은 산림이 많아 제염 작업이 쉽지 않다.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사고 10년을 맞아 펴낸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제염작업이 완료됐다'고 주장하는 지역 대부분은 오염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었다"며 "산림이 많아 오염 제거가 어렵고 언제든 재오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사람이 살기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자료 그린피스

후쿠시마 지역은 산림이 많아 제염 작업이 쉽지 않다.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사고 10년을 맞아 펴낸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가 '제염작업이 완료됐다'고 주장하는 지역 대부분은 오염이 거의 그대로 남아있었다"며 "산림이 많아 오염 제거가 어렵고 언제든 재오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사람이 살기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자료 그린피스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발전소 처리 방안과 관련해, ‘냉각수 주입을 중단하자’는 새로운 의견이 나왔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사고 10주기를 맞아 〈2011-2021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의 현실〉 보고서를 4일 펴냈다.  
 

"일본 '폐로' 계획 비현실적, 밀폐가 최선"

4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토 사토시 전 GE 원자력 엔지니어는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후쿠시마 원전 내 남은 핵연료 회수 계획’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40년 내 폐로’ 계획을 내세웠지만, 사토시는 “무리하고 비현실적인 철거계획 말고, 실행 가능한,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폐로 절차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어렵고 위험한 부분이 ‘연료 회수’다.
 
사토시는 “지금은 방사능이 흘러나오거나 공기 중으로 새지 않게 건물을 밀폐하는 데 전념하고, 연료 회수는 미루는 게 합리적”이라며 “밀폐한 뒤 방사선량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이후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 그 때 꺼내면 된다”고 주장했다.
 
 

"냉각수 중단하고, 지하수도 다 차단해야"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쌓여있는 오염수 저장탱크들. 후쿠시마 원전 측은 40년 이내 폐로 계획을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P=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쌓여있는 오염수 저장탱크들. 후쿠시마 원전 측은 40년 이내 폐로 계획을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P=연합뉴스

 
사토시는 계속해서 발생하는 오염 냉각수에 대해서도 “오염수 문제가 폐로 진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발전소 내 연료가 생성하는 열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냉각수를 주입하지 않고 밀폐해두는 게 낫다”고 새로운 주장을 폈다. 그는 “원자로 안에 남아있는 연료가 내는 단위당 열량은 인간 생체가 내는 에너지의 1/5 수준으로, 냉각수 없이도 100도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도쿄전력도 ‘냉각수 없이도 온도가 극심하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정확한 수치를 내보진 않았지만 연료 파편의 표면 온도가 100도 이상의 고온이 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에 있는 연료 파편을 제거하기 전에는 냉각수와 지하수가 계속 오염돼 나오는데, 양이 점점 늘어나기만 하고 처리할 기술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발전소 주변에 깊은 도랑을 파서 산에서 흘러들어오는 지하수를 빼내고, 냉각수 주입도 멈춰 발전소 부지를 ‘마른 섬(dry island)'으로 만드는 게 폐로 계획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오염 제거 완료했다더니, 15%밖에 안됐다" 

일본 정부가 '제염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힌 7개 지역에서 그린피스가 측정한 실제 오염도. 빨간색 부분이 아직 오염 제거가 되지 않은 비율이다. 자료 그린피스

일본 정부가 '제염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힌 7개 지역에서 그린피스가 측정한 실제 오염도. 빨간색 부분이 아직 오염 제거가 되지 않은 비율이다. 자료 그린피스

 
10년이 지났지만 오염은 여전했다. 보고서는 “일본정부가 ‘제염특별구역’ 대부분 제염이 완료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조사해보니 대부분 세슘 오염이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전문가는 “후쿠시마 지역은 산림이 많아 방사성 물질이 아직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고, 기상에 따라 재오염도 언제든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 위협은 아직 남아있다”며 “심지어 세슘 외의 스트론튬-90 등 다른 방사성 물질에 대해서는 위험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어, 일본 정부가 ‘제염이 된 곳은 귀환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실제로는 아직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린피스는 일본 정부의 잘못된 선전 방식도 비판했다. 카즈에 스즈키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방사능 제염, 폐로 등 모든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보고는 기만적”이라며 “후쿠시마 원전의 상태를 현실적으로 직시하고, 폐로 계획과 규모 등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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