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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에 번개탄?…마트 주인 의심이 극단적 선택 막았다

중앙일보 2021.03.04 12:02
마트에 온 손님이 소주와 번개탄을 구입하자, 이를 본 마트 주인이 극단적 선택을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경찰 로고

경찰 로고

 
4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4시 45분쯤 112치안종합상황실에 “소주 2병과 번개탄을 사간 손님이 있는데 느낌이 이상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A씨(57).
 
A씨는 20여 분 전 다녀간 손님에게서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손님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로 번개탄 하나와 소주 두 병, 라이터 한 개, 과자 두 봉지를 들고 계산대에 섰다.  
 
A씨는 손님에게 “고기 구워 드시냐”고 물었고 이에 손님은 몇 초간 가만히 있다가 “번개탄 하나로는 부족한가”라고 묻더니 번개탄 하나를 더 꺼내 계산대로 왔다.
 
A씨는 마지못해 계산은 했지만 느낌이 심상치 않았다. 손님이 매장 밖으로 나가자 A씨도 뒤쫓았다. 그러나 손님을 잡진 못했고 그가 타고 떠난 차량의 번호를 메모할 수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가 건넨 차량번호로 위치를 추적해 손님을 찾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손님은 50대 여성으로 나쁜 마음을 먹고 광주에서 별다른 목적지 없이 이동 중이었다.  
 
신고 당시 이 여성은 부안군 부안읍의 한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경찰관이 달리던 차량을 세웠다. 갑작스레 나타난 경찰관을 경계하던 이 여성은 경찰에 설득당해 파출소로 이동했다.  
 
이 여성은 경찰의 연락을 받고 온 가족과 함께 늦은 밤 무사히 귀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손님의 수상한 행동을 유심히 본 마트 주인의 눈썰미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A씨는 “신고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 기쁘고 그 손님도 위기를 넘긴 것 같아 정말 다행”이라며 웃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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