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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42.2%?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 합치면 91.4%"

중앙일보 2021.03.04 11:08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정부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90%를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의 정부 부채비율이 42.2%(2019년 기준)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부담해야 할 나랏빚 수준은 이의 2배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민간 싱크탱크 ‘K-정책 플랫폼’을 주도하는 박형수 연세대 객원교수는 3일 발간한 ‘K-정책 브리프: 국가채무 더 늘려도 되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과 통계청장 등을 지낸 재정전문가다.
자료: 정부 2020~2024 국가재정운용계획

자료: 정부 2020~2024 국가재정운용계획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기금이 이미 고갈돼 2019년 기준으로 3조60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연금 지급 부족분을 매년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 규모는 944조2000억원에 달하며, 이를 포함해 계산한 2019년 말 기준 정부 부채비율은 91.4%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나랏빚을 계산할 때는 몇 가지 기준이 있는데, 국가채무(D1, 중앙ㆍ지방정부 부채)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를 합친 일반정부 부채(D2)를 기준으로 한국의 정부 부채비율은 42.2%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치는 80.9%다.
 
하지만 여기에 미래에 지급해야 할 군인ㆍ공무원 연금의 충당부채까지 포함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박 원장은 “OECD 국가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공적연금 충당부채가 높은 나라가 없다”며 “충당부채를 포함한 실질적 부채비율은 사실상 OECD 평균치를 웃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자료: 정부 2020~2024 국가재정운용계획

자료: 정부 2020~2024 국가재정운용계획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구정모 대만 CTBC 비즈니스스쿨 석좌교수의 연구에서도 한국의 GDP 대비 연금충당 부채비율은 2018년 기준 49.6%로 OECD 최고 수준이다. 기축통화를 보유했거나 사회적 자본이 탄탄한 OECD 선진국과 단순비교해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박형수 교수는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채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서 관리하자는 관점에서는 포함해야 한다”며 “국채 이자율이 낮고 외국인 보유 비중이 작다고 해서 국가채무를 늘려도 된다는 주장은 (채무를 늘릴)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와 함께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금리와 성장률 간 격차가 2005∼2009년 1.5%포인트에서 2015∼2019년 1.1%포인트로 계속 좁혀지고 있는 것을 불안한 신호로 봤다. 박 교수는 “금리-성장률 격차가 1%포인트 정도일 때 허용 가능한 기초재정수지(국채이자를 제외한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GDP의 0.5% 정도에 불과한데, 최근 기초재정수지는 GDP 대비 4~5%에 달해 허용 범위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비(非)기축통화국으로 경제 충격에 대비해야 하며,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와 남북통일 과정에서의 재정 수요를 고려해 부채 규모를 작게 유지해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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