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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가계부채 증가세, 단시일 내 완화 어렵다"

중앙일보 2021.03.03 16:07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1700조원을 돌파한 가계 부채의 증가세가 단시일 내에 완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일 기자단과 학계 등에 보낸 ‘금융현안 10문 10답’에서다. 은 위원장은 서신에서 가계부채 외에 공매도 연장, 대출 만기 연장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가계부채 엄중함 인식…코로나19로 증가 불가피”  

은 위원장은 가계부채에 대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한 확장적 금융ㆍ통화 정책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계부채 증가율이 확대됐다”며 “가계부채의 질적구조ㆍ채무상환능력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가계부채는 1700조원을 넘었다. 가계부채는 매년 늘고 있지만, 증가율이 특히 가팔랐다.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7.9%로 2019년(4.1%)에 비해 3.8%포인트 높아졌다. 은 위원장은 “(가계 부채)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우려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이나 불요불급한 대출이 증가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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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속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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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에 LTV 완화 등 다양한 방안 검토”

은 위원장은 “부동산시장 안정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행 청년층ㆍ무주택자에게 제공되는 각종 혜택(LTVㆍDSR 10% 추가허용 등)의 범위ㆍ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가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에는 금융회사별로 적용하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율을 차주 단위로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적은 청년층은 대출의 문턱이 더 높아진다. 은 위원장은 “청년층의 대출가능금액 산정 시, 현재 소득 뿐 아니라 미래소득까지 감안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만기연장, 좀비기업 양산 안 해”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재연장 조치가 부실을 금융권에 떠넘긴다는 지적에 대해 은 위원장은 “문제 제기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국내 금융회사의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은 위원장은 부실기업 정리 의향에 대해서는 “만기연장 등은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급감 등으로 일시적 자금 부족이 발생한 기업이 대상”이라며 “이들은 정상적인 경제 상황으로 복귀하면 기간을 갖고 천천히 원금과 이자를 되갚아 나갈 수 있는 기업들로서, 좀비기업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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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연장, “증권사 신용융자 관리현황 점검”

은 위원장은 공매도 재개 시점을 5월 2일로 정한 것에 대해선 “전산개발ㆍ시범운용 등에 2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소요된다는 현장 의견이 있어서 공매도 재개 시점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등에서는 공매도 재개 시점에 대해 ‘선거용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은 위원장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의 금리 상승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주식 시장에 대해 "증권사 신용융자 관리현황 점검 등 투자자들이 감내가능한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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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제한은 전세계적 현상”

은 위원장은 은행권에 실시한 배당 제한 조치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에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KB국민ㆍ하나ㆍNH농협 등이 이런 지침을 따라 배당성향을 20%로 낮췄다. 3일 배당계획을 공시한 신한금융은 배당성향을 22.7%로 정했다. 금융위의 권고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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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법 개정안, “한은과 밥그릇 싸움할 생각 없다”  

한국은행과 갈등을 빚고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새로운 사업은 장려하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기관 간 밥그릇 싸움을 해서는 안 되고 할 생각도 전혀 없다”며 “그동안 한은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8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왔으며, 앞으로도 열린 자세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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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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