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0일, 정씨가 올린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아이들에게만 질문하고, 저한테는 질문 하나 없이 공무원과 경찰끼리 이야기하시더니 아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억울해서 눈물밖에 안 나왔어요."
아동학대를 이유로 큰 아들(11)과 작은 아들(8)과 강제 분리된 정모(37)씨의 하소연이다. 정씨는 지난달 10일 '허위와 과장된 신고로 저희 아이들을 빼앗고, 오히려 아이들을 방임, 정서적 학대하고 있다'며 자신과 아동을 분리 조치시킨 기관들에 문제를 제기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모친 건강상태 등 종합 고려해 결정"
신고를 받은 경찰과 아보전 관계자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정씨 집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확인했을 때 신체적, 정서적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아 사건 처리는 안 했다"며 "다만 모친 건강 상태에 따라 아이들을 보호 조치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보전과 아이들도 동의해 보호 조치가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씨는 이에 대해 "신고 내용만 믿고 어떠한 조사도, 설명도 없이 데려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이 '엄마가 그런 적 없다'고 하니까 경찰이 '우리 경찰이니 거짓말하면 잡아간다'고 얘기해 아이들이 상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어머니 "치료 꾸준히 받고 있어"

지난해 4월, 정씨는 두 아이와 전주 벽화마을에 놀러갔다. 정씨 제공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후 자발적으로 정신과에 입원도 하고 지금도 시에서 제공하는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보전에서 실시한 종합심리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고 의사 선생님도 호전 중인 상황이라고 소견서를 써줬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이들에 대해 "집에 가고 싶다고, 엄마 보고 싶다고 우는 아이들한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당시 출동한 아보전 관계자는 "당시 정씨는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이 높았고 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역 기관들이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복지법 보호 조치 법률에 따라 보호자가 아동학대 행위자인 경우에는 의견 청취를 안 할 수 있어 당시 어머니 의견보다는 아이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정씨의 소견서에 대해서는 "요즘 시점에 괜찮아진 거로 알고 있고 그래서 아이들 원가정 복귀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며 "다만 앞으로의 계획 등 길게 보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려 어머니 입장에서는 답답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리 맞지만, 과잉 분리 우려도 분명 있어"
정희윤 기자 chung.heeyu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