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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대책이 무색,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13년 만에 최고

중앙일보 2021.03.03 00:04 경제 2면 지면보기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12년 10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값이 전달보다 1.71% 올랐다고 2일 밝혔다. 월간 기준으로 2008년 4월(2.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2월 서울 평균 매매가 9억 넘어
정부, 대규모 공급대책 내놨지만
실수요자 매수 심리는 더 강해져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12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5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을 분석한 것이라고 부동산원은 설명했다. 지난달 4일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발표를 전후로 주택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달보다 0.67% 상승했다. 월간 기준으로 2019년 12월(1.24%)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2·4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지금은 무리해서 집을 살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 장관의 발언과 달리 실수요자의 주택 매수 심리는 더 강해졌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달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수도권이 127.8, 서울이 123.4를 기록했다. 2012년 7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382만원을 기록하며 고가 주택의 기준인 9억원을 넘어섰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집값 9억원까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LTV 20%를 적용한다.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에선 재건축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이 있는 지역 위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며 “경기도와 인천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가 있거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위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선 노원구의 아파트값 상승률(0.86%)이 가장 높았다. 상계동과 월계동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 도봉구(0.81%)와 동대문(0.63%)·마포구(0.63%)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초(0.60%)·강남(0.57%)·양천구(0.33%)에서도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7개월 연속 상승세였다. 하지만 지난달 전셋값 상승 폭은 0.64%로 지난 1월(0.71%)보다 낮아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에선 전철역이 가깝거나 학군이 양호한 중저가 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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